백신 접종률 높여도 돌파감염 우려
새 변이주 등장 땐 집단면역 불가피
방역당국 "거리두기 강화 검토"
델타형(인도형) 변이 바이러스를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팔라지면서 방역조치 추가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1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8월 1주차 국내감염 사례 중 주요 변이 바이러스 검출률은 75.6%로 전주보다 8.0%포인트(P) 상승했다. 알파형(영국형)이 2.5%, 델타형은 73.1%다. 전체 확진자 4명 중 3명, 변이주 확진자 10명 중 9명이 델타형인 상황이다.
델타 변이 확산은 코로나19 예방접종에도 부담이다. 정부는 기존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별 예방률을 고려해 ‘전 국민 70% 접종’을 집단면역 목표로 설정했으나, 최근 돌파감염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유행이 잦아들지 않으면 전 국민 70% 접종이라는 목표를 달성한 뒤에도 돌파감염에 의한 확진자 발생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면역 회피율이 델타 변이보다 높은 새 변이주가 등장하면 접종률과 상관없이 집단면역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정례브리핑에서 “집단면역 목표에 대해선 최근 발생하는 돌파감염 문제 때문에 수정 여부와 관련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더 수렴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방역 전략의 방향을 짤 때 지금 가장 중요한 변수는 델타 변이”라고 설명했다.
끝없는 확산세에 여론도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조치 강화를 요구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 연구팀이 이날 발표한 ‘코로나19와 사회적 건강 3차 조사’ 결과를 보면, ‘확진자 규모 통제는 여전히 매우 중요하다’는 데 응답자의 90.6%가 동의했다. ‘방역체계 전환을 고려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문항에도 동의율이 76.1%에 달했다. 이 조사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케이스탯리서치를 통해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0%P이다.
방역당국도 거리두기 조정을 검토 중이다. 선택지로는 거리두기 4단계 전국 일괄 적용, 현 거리두기 유지하되 추가 방역조치 적용 등이 있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복지부 대변인)은 “거리두기 조치의 강화는 아무래도 사회·경제적인 피해와 특히 서민 경제의 어려움을 야기할 수 있어서, 강화 필요성이 있지만 그런 부작용들에 대해서 상당히 숙고하고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현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불분명하다. 최근 확산세에 휴가·방학을 계기로 한 여행 수요가 반영됐고, 이동량 증가에 따른 확진자 증가는 1~2주 뒤 나타난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이달 말까지는 추세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