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최근 30년간 한일 경제 격차 크게 줄어…과학기술 경쟁력 차이는 여전"

입력 2021-08-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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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초 이후 양국 경제ㆍ경쟁력 격차 비교

(출처=전경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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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0년간 주요 경제지표들에서 한일 양국의 격차가 줄거나 순위가 역전됐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다만 해외직접투자액이나 글로벌 연구ㆍ개발(R&D) 1000대 투자기업 수, 소재ㆍ부품 경쟁력, 기초과학기술 분야 투자 등에서는 격차가 여전한 상황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광복절을 앞둔 12일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이 시작된 1990년대 초 이후 한일 간의 경제ㆍ경쟁력 격차 변화를 비교한 결과를 발표했다.

거시경제, 인프라 등 분야를 분석해 국가경쟁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IMD 국가경쟁력을 기준으로 한국과 일본의 종합순위는 1995년 기준 각각 26위와 4위에서 지난해 23위, 34위로 바뀌었다. 한국이 일본을 추월한 셈이다.

또한 스탠더드앤푸어스(S&P), 무디스, 피치 등 3대 국제신용평가기관이 1990년과 달리 올해는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일본보다 2단계 높게 평가하고 있다.

각국의 물가와 환율 수준을 반영해 국민의 구매력을 측정하는 '1인당 경상 국내총생산(GDP)'은 구매력평가지수(PPP) 기준 2018년 한국이 일본을 추월한 이후 이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대표적 산업인 제조업 경쟁력에서도 한국이 일본을 추월했다.

제조업 경쟁력을 분석해 국가마다 순위를 부여하는 CIP에 따르면 1990년 한국과 일본은 각각 17위, 2위였지만 2018년 기준 한국은 3위로 올라가고 일본은 5위로 떨어졌다.

대외 부문 지표에서의 한국의 성과도 두드러졌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수출액은 5130억 달러로 일본의 80%, 수입액은 4680억 달러로 일본의 74% 수준이었다. 1990년 각각 24%, 31% 수준에서 대폭 성장했다.

해외직접투자(유출)도 격차가 줄긴 했지만, 지난해 기준 한국은 325억 달러, 일본은 1157억 달러 등 차이는 여전히 큰 상황이다.

양국 기업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 수, 세계 수출시장에서의 점유율 1위 품목 수 모두 격차가 줄었다.

전경련 측은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강화한 이유도 있지만 일본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한 것도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출처=전경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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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 수의 경우 1995년 일본 기업은 149개에서 작년 53개로 급감했다.

과학기술 분야에서 한국이 일본을 많이 추격했지만, 기초기술 강국인 일본과의 격차는 여전히 큰 상황이다.

예를 들어 글로벌 R&D 1000대 투자 기업 수에서 지난해 일본은 한국보다 여전히 5배 이상 많은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소재ㆍ부품 분야에서 한일 경쟁력을 비교하는 지표인 한국의 소재ㆍ부품 분야 대일(對日) 적자 규모는 1994년 83억 달러에서 2020년 154억 달러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대일 전체 무역수지 대비 비율도 증가했다.

기초과학과 원천기술의 경쟁력을 나타내는 노벨과학상 수상자의 경우 한국은 수상자가 없지만, 일본은 작년까지 24명을 배출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지난 30년간 한국의 경제적 성취는 눈부실 정도”라며 “대다수 주요 경제지표에서 한일 격차는 감소하거나 일부 분야는 오히려 역전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해외직접투자액 등에서는 여전히 일본과의 격차가 크고 특히 글로벌 R&D 1000대 투자기업 수, 소재ㆍ부품 경쟁력, 노벨상 수상자 등 기초과학기술 분야 투자와 경쟁력에서는 격차가 여전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경제가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일본과의 격차가 여전히 큰 과학기술 경쟁력을 키워야 하며 이를 위해 정부의 적극적이고 장기적인 R&D 지원이 필요하다”라며 “한일 관계는 서로 협력할 때 시너지효과가 나는 만큼, 해외진출 시 양국기업 협력 및 한일 간 기술협력 강화를 위해서도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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