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마감] 원·달러 연중최고, 테이퍼링 우려+외인 코스피 1.6조 매도폭탄

입력 2021-08-11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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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코스피 삼성전자·SK하이닉스 중심 매도, 4분기 D램값 하락 우려 추정
역외매수 지속, 오전 나왔던 네고물량도 자취 감춰
미 CPI 발표 대기 속 1150~1160원 등락할 듯..120주 이평선 1165원까지 오를 수도

▲오른쪽은 11일 원달러 환율 장중 흐름. (한국은행, 체크)
▲오른쪽은 11일 원달러 환율 장중 흐름. (한국은행, 체크)

원·달러 환율이 1157원에 바싹 다가서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종가기준). 미국 연준(Fed)의 조기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우려에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에서 1조6000억원 넘게 매도폭탄을 내놓은 것이 영향을 미쳤다. 최근 사흘간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규모도 2조5000억원에 육박했다.

수급적으로는 역외매도가 많았다. 오전중 나왔던 네고(달러매도) 물량도 레벨을 높이며 후퇴하거나 자취를 감췄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고용지표 호조 이후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통화긴축적) 발언이 계속되면서 조기 테이퍼링이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외국인이 주식매도 규모를 크게 늘린 영향이 컸다고 평했다. 오늘밤 나올 미국 7월 소비자물가(CPI) 지수 결과에 따라 장이 출렁일수 있다고 봤다. 실제 지난달에도 미 고용지표 발표후 급등했던 원·달러가 CPI 발표 이후 급락하기도 했었다. CPI가 높게 나온다면 원·달러는 1160원 내지 120주 이동평균선이 놓여있는 1165원까지도 오를 수 있다고 봤다. 반면, CPI가 예상보다 낮다면 1150원까지 되돌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경우 최근 저점인 1140원이 강력한 지지선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6.6원(0.57%) 상승한 1156.4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10월7일(1158.2원) 이후 10개월만에 최고치다. 장중에는 1156.8원까지 올라 전달 28일 장중 기록한 1157.3원 이래 가장 높았다..

1153.5원에서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153.1원까지 떨어졌다. 장중 변동폭은 3.7원에 그쳐 지난달 22일(3.5원) 이래 가장 적었다.

역외환율은 사흘째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53.3/1153.6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3.1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외국인이 주식을 사흘사이 3조 가량 팔았다. 원·달러 1160원과 같은 느낌인 위안화 6.49위안도 뚫릴 태세다. 미 고용 호조로 CPI까지 확인하고 가자는 심리가 커 보인다. 외국인 등 너나할 것 없이 그 전에 숏포지션을 정리하는 모습이었다. 오전에 잠깐 네고가 나오다 이후 다 거둬드리는 모습이었다. 어제 중국 수출이 나쁘게 나오면서 아시아통화들의 분위기가 다 바뀌었다. 국내도 모더나 백신 확보 실패를 핑계로 이래저래 상황이 안좋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달러화 강세가 일방적이긴 어려워 보인다. 좀 먼 이야기이긴 하나 어제 미 상원을 통과한 인프라투자 법안도 달러화 강세요인만은 아닐수 있다. 지난달 미 CPI 확인후 상승폭을 크게 토해낸 바 있다는 점에서 일단 CPI 결과에 따라 원·달러가 크게 출렁일 수 있겠다. 이번주 원·달러는 1150원에서 1160원 사이를 오갈 것으로 본다”며 “원·달러가 1160원을 넘어선다면 코로나 이후 회복한 부문을 다 토해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다른 외환시장 참여자는 “외국인이 주식을 너무 많이 팔았다. 절반가량은 프로그램 비차익매도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을 판 분위기다. 왜 파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4분기 D램값이 빠질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 같다”며 “달러강세 분위기 속에서 외국인이 주식을 팔면 원·달러 시장엔 악재다. 최근 원·달러가 다른나라 통화들과 달리 움직였던 것도 외인의 주식매도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가 심상치 않다. 달러인덱스가 3월 고점부근까지 올랐고 분위기로 봐서는 고점 시도를 해볼 여지가 충분하다. 유럽보다 미국 경기가 좋고, 연준 위원들의 발언도 분명 테이퍼링을 앞당기고 있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아직 갈길은 멀지만 인프라투자가 상원을 통과한 것도 긍정적 영향을 줬다”며 “경상수지나 펀더멘털이 밀리지 않지만 수급상 외국인 주식 매도세가 워낙 강하다. 기술적으로 볼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다음 저항선을 찾는 작업이 될 것 같다. 일단 1160원이 1차 저항선으로 보이며 120주 이평선이 있는 1165원이 다음 저항선이 되겠다. 급반전해 원·달러가 하락한다고 해도 최근 저점이었던 1140원이 강력한 지지선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후 3시50분 현재 달러·엔은 0.13엔(0.12%) 오른 110.70엔을 기록 중이다. 유로·달러는 0.0009달러(0.08%) 내린 1.1710달러를 보이고 있다. 이는 작년 11월4일(1.1681달러, 종가기준) 이후 9개월만에 최저치다.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11위안(0.01%) 하락한 6.4863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22.57포인트(0.70%) 하락한 3220.62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1조6118억1900만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사흘연속 순매도이며 5월12일 2조7046억4100만원 순매도 이후 3개월만에 일별 최대 순매도다. 외인이 사흘간 순매도한 규모는 2조4576억4600만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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