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논의…새벽배송 경쟁 더 뜨거워진다

입력 2021-09-06 05:00 수정 2021-09-07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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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1-09-05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대형마트 점포 활용 '날개' 다는 SSG닷컴·롯데온 vs 경쟁사 따돌리기에 갈길 바쁜 쿠팡·마켓컬리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을 허용하자는 유통산업발전법 일부 개정법률안이 9월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논의되기로 하면서 새벽 배송 시장에서 또한차례 뜨거운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대형마트 점포를 새벽배송에 활용할 수 있게 된 SSG닷컴과 롯데온은 날개를 달게 된 반면, 새벽배송에서 우위를 점해온 쿠팡과 마켓컬리 등은 경쟁사를 견제하기 위해 사업 속도를 높여야할 처지다.

◇ 9월 정기국회서 허용 추진…SSG닷컴·롯데온 ‘화색’

5일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열리는 391회 정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유통산업발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심사할 예정이다. 6월 발의된 이 법안은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을 허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대형마트는 현재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제한으로 인해 통상 매월 둘째주와 넷째주 일요일에 실시하는 의무휴업일과 자정부터 익일 10시까지 영업이 제한되는 시간대에는 점포를 새벽배송 거점으로 활용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온라인전용 물류센터를 통해서만 새벽배송이 가능했다.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허용은 그동안 전통 유통업체를 기반으로 한 신생 이커머스들의 숙원이다.

업계에 따르면 2015년 100억 원에 불과하던 시장 규모는 2018년 4000억 원으로 성장한 데 이어 지난해 2조 원으로 200배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커머스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 15%를 훨씬 웃돌아 관련 업계가 군침을 흘릴 수밖에 없다.

미국 증시 입성으로 5조 원대의 실탄을 확보한 쿠팡과 마켓컬리가 새벽배송 서비스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가운데 기존 유통업체들로서는 물류센터 건립 비용이 문제다. 대형마트 영업시간 규제로 새벽배송을 하려면 따로 물류센터를 지어야만 하는데 통상 중대형 규모의 자동화센터에 3000억 원 가량이 필요하다. 운영시간 제한 때문에 대형마트 점포를 두고 따로 물류센터를 짓기에는 부담이 컸다.

이 때문에 대형마트 계열사인 SSG닷컴과 롯데온은 새벽배송 서비스 지역이 한정적이다. 수요가 높은 수도권은 자체 물류센터를 활용하지만, 지방의 경우 대부분 시간대 지정 배송 서비스만 운영했다. 홈플러스는 아예 시간 예약 배송만 가능하다.

실제 SSG닷컴의 경우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인 '네오' 3곳에서 하루 8만 건의 배송을 소화하고 나머지는 이마트의 PP(피킹앤파킹)센터에서 5만 건을 담당하는데, 대형마트 점포를 새벽배송에 활용하게 되면 신선식품은 물론 새벽배송 취급 품목을 크게 늘릴 수 있다. 유안타증권은 점포를 통한 새벽배송이 가능해질 경우 대형마트 점포의 일배송 캐파가 30% 가량 증가할 것으로 봤다.

이번 법안이 통과될 경우 24시간 새벽배송이 가능해진 대형마트는 온라인 전문 이커머스와 형평성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쿠팡 대구 국가산단 물류센터 건설 현장 (남주현 기자 jooh@)
▲쿠팡 대구 국가산단 물류센터 건설 현장 (남주현 기자 jooh@)

◇ 쿠팡 아직 물류센터 추가 건립 전·마켓컬리 상장 전인데...‘노심초사’

유일하게 전국 단위 새벽배송에 나서고 있는 쿠팡으로서는 강력한 경쟁자를 만나게 됐다. 쿠팡은 현재 170개 내외의 물류거점을 보유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콜드체인을 갖추지 못해 신선식품 취급은 제한적이다. 하지만 법안이 통과될 경우 이마트는 물류센터로 활용할 수 있는 점포 수가 트레이더스를 포함해 최대 160개에 달하고,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각각 138개, 113개다.

미국 증시 상장 후 광주 물류센터를 비롯해 완주, 창원, 김해 등에 물류 거점을 추가하기로 했지만 문제는 타이밍이다. 축구장 46개 넓이 규모의 유통업계 자체 물류센터 최대 규모인 대구 달성군 국가산업단지 물류센터는 이르면 연내 완공되지만, 창원과 김해 물류센터는 이르면 2022년부터, 완주는 2023년, 청주는 2025년 완공이 목표다.

그 사이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안건이 통과되고, 대형마트 3사가 콜드체인 시스템을 갖춘 전국 매장을 동원해 신선식품 새벽배송 시장에 뛰어들면 파이를 뺏길 수밖에 없다.

원조 새벽배송 업체 마켓컬리 역시 난감하다. 5월 대전과 세종 등 충청권에 이어 이달 초 대구에 진출한 마켓컬리는 연내 새벽배송 전국 확대가 목표다. 하지만 지방에는 자체 물류센터가 없어 수도권 물류센터에서 상품을 출고하면 CJ대한통운이 배송을 맡는 방식이라 취급 상품수가 제한적이다.

누적 투자금이 6500억 원에 달하는 마켓컬리지만 물류센터 한두개 추가로는 전국을 커버하기엔 역부족이다. 현재 국내 증시 입성을 추진해 실탄 확보를 노리고 있지만, 빨라야 내년이다. 전국 출사표를 던진 오아시스마켓 역시 SSG닷컴과 롯데온의 전국 진출에 앞서 기반을 다져야 할 처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법안이 통과되면 대형마트를 활용할 수 있는 SSG닷컴과 롯데온은 새벽배송 시장에서 날개를 달게 된다”면서 “쿠팡과 마켓컬리, 오아시스마켓 등 온라인 기반 업체들은 갈 길이 바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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