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발(發) 주택 공급 공약이 쏟아지고 있다. 여권은 수백만 가구 규모 공공주택 공급을 강조한다. 반면 야당 대선후보들은 규제 완화로 민간 주택 공급을 활성화하겠다고 맞불을 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들은 공통으로 대규모 공공주택 공급을 약속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 3일 기본주택과 부동산투기 억제를 골자로 한 부동산 공약을 발표했다. 이 지사는 주택공급 핵심으로 ‘기본주택’ 개념을 제시했다.
기본주택은 무주택자 누구나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30년 이상 살 수 있는 공공주택이다. 토지를 제외한 건축물을 분양하는 ‘분양형’과 땅과 건축물을 함께 임대하는 ‘임대형’으로 구성된다. 이 지사는 임기 내 총 250만 가구를 공급하고 이 가운데 100만 가구를 기본주택으로 공급하겠다고 공언했다. 다만 공급 위치는 정해지지 않았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한발 더 나아가 280만 가구를 짓겠다고 공약했다. 특히 임대주택 공급을 위해서 도심지의 국공립 학교 부지를 활용해 5층까지 학교로 사용하고 6층 이상은 주거공간으로 공급하는 방안도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수도권 공항 이전을 통한 주택 공급 공약도 잇따라 발표됐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4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을 이전하고 해당 부지에 7만 가구 규모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했다. 박용진 의원은 김포공항을 인천공항과 통폐합한 다음 그 위치에 20만 가구를 짓겠다고 밝혔다.
야당 후보들은 부동산 규제 완화를 통한 공급 정책을 강조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특히 규제 완화를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한 인터뷰에서 “대도시에서 용적률도 풀고, 정부가 건축할 수 있는 부지를 확보해 싼 가격에 집들을 많이 공급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했다. 또 규제 완화에 대해선 “양도소득세가 너무 세기 때문에 매물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를 완화해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규제 완화를 공약했다. 최 전 원장은 4일 “이 정부가 하는 것과 반대로 하면 부동산 문제를 풀 수 있다”며 “민간 주도로 충분한 공급을 하고, 과도한 양도세를 완화해 다주택자들도 매물을 내놓게 하고, 1가구1주택에는 보유세·양도세를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구체적인 주택 공급 공약을 내놨다. 유 전 의원은 수도권 민간주택 100만 가구를 공급하고 무주택자를 대상으론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80%까지 낮추겠다고 공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