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고분양가 논란'에도 1차 사전청약 '흥행 성공'…과제는 공급

입력 2021-08-12 17:00 수정 2021-08-12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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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33가구 모집에 10만 명 몰려
'토지보상·LH개혁' 꼬이면 '청약 난민' 양산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올해 처음 공급된 수도권 공공택지 사전청약이 고분양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4333가구 모집에 10만 명 가까이 몰려 흥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토지보상 문제나 실무를 담당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조직개편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1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사전청약 첫 공급지구인 인천 계양신도시, 남양주 진접2지구, 성남 복정1지구 등에서 공공주택 4333가구에 대한 청약을 마감한 결과 총 9만3798명이 신청해 평균 27.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공분양주택에서 28.1대 1, 신혼희망타운에서 13.7대 1의 경쟁률을 각각 나타냈다.

토지보상 문제, 공급 늦출 수도…'청약 난민' 양산 우려

이처럼 1차 사전청약이 흥행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는 높다. 사전청약은 공공택지 등에서 공급되는 공공분양 주택의 공급 시기를 약 1~2년 앞당기는 제도다. 내 집 마련에 대한 불안한 마음을 달래주고 주택 구입에 필요한 자금 마련 시간을 더 벌어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토지를 모두 확보하지 못한 채 분양을 진행하다 보니 공급이 제때 이뤄질지가 문제이기도 하다.

국토교통부와 LH에 따르면 지난 6일을 기준으로 1차 사전청약 대상지인 인천 계양신도시는 토지보상 비율이 61%를 기록 중이다. 11월 사전청약이 진행될 하남 교산지구는 80%가 진행됐다. 여전히 지지부진한 토지보상 문제에 대해 국토부는 "주민협의 등을 거쳐 남양주 왕숙·고양 창릉·부천 대장 등 연내 보상금 지급에 착수할 것"이라고 단언했지만, 현장 분위기는 또 다르다.

업계 관계자는 "토지보상 비율이 좀처럼 진척되지 않고 있다. 사실상 앞으로가 문제"라며 "토지보상금을 조금이라도 더 받으려는 주민들은 정부 보상금에 반발하고 있고, 일부 토지주는 '알박기'(개발 예정지의 땅 일부를 먼저 사들인 뒤 사업자에게 고가로 되파는 부동산 투기 수법) 하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토지보상 문제가 사업에 속도를 내는 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지보상 문제가 선결되지 않으면 자칫 '청약 난민'만 양산할 수도 있다. 앞서 이명박 정부 당시 보금자리주택도 사전청약을 진행했지만, 토지보상 절차가 지연돼 본청약이 3~5년 늦게 이뤄진 바 있다. 이번에도 토지보상 문제가 정부 계획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더 있다. 토지보상 실무를 담당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조직에 대한 변화가 예상된다는 점이다. 정부는 LH 일부 직원의 땅 투기 사태를 계기로 LH의 조직개편을 준비 중이다. LH의 조직개편이 진행되면 사전청약 업무를 진행하는데도 어떻게든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사전청약 물량에 대한 공급이 제때 이뤄지지 않고 지연된다면 사전청약에 나섰던 무주택 수요자들도 기존에 나온 매물로 눈을 돌려 주변 집값을 자극할 수밖에 없다"며 "결국 공급을 늘려 집값을 잡으려는 정부 취지마저 무산되는 셈"이라고 우려했다.

인천 계양 전용 84㎡형 경쟁률 381.1대 1로 '최고'

공공분양에서 3기 신도시인 인천 계양신도시는 709가구 모집에 3만7000여 명이 몰려 52.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특히 전용 84㎡형은 28가구 모집에 1만여 명이 신청해 381.1대 1의 가장 높은 경쟁률로 마감됐다.

1차 사전청약 대상지에서 관심이 가장 쏠렸던 성남 복정1지구는 583가구 공급에 약 1만4000여 명이 몰리며 23.9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그중 전용 59㎡형은 409가구 모집에 1만2000여 명이 신청하며 29.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신혼희망타운에서는 위례신도시가 418가구 공급에 1만6000여 명이 신청하며 38.7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인천 계양신도시 12.8대 1, 성남 복정1지구 7.5대 1의 순으로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가장 경쟁률이 낮은 곳은 신혼희망타운에서 남양주 진접2지구 전용 55㎡형으로, 197가구 모집에 531명이 몰려 2.7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정부는 사전청약 신청자에 대해 청약통장 적정 여부 확인을 거쳐 청약자격별 선정방식에 따라 당첨자를 9월 1일 우선 발표한다. 이어 소득·무주택 등 기준에 부합하는지 추가 심사해 확정할 예정이다.

추가적인 사전청약은 10월 모집공고를 시작으로 11월·12월 등 올해 총 세 차례에 걸쳐 2만8000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번에 진행한 사전청약 물량을 더하면 올해 총 3만2000가구가 공급되는 셈이다. 애초 정부는 올해 3만 가구의 사전청약을 진행하려고 했으나 내년 사전청약 물량 2000가구를 앞당겨 올해 공급하기로 했다. 공급 일정이 당겨지는 사전청약 물량은 10월 파주 운정3지구 900가구, 12월 인천 계양신도시 300가구, 성남 금토지구 700가구 등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1차 사전청약이 양질의 입지를 원하는 수도권 무주택자에게 높은 호응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라면서도 "복잡한 청약제도를 단순화해 청약자의 편리성과 당첨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제도 변경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득과 입지, 공급량의 차이는 있겠지만, 신혼희망타운이 공공분양보다 청약경쟁이 덜 치열한 만큼 신혼부부 등은 여러 선택지 중 이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10월부터 12월까지 3차례 더 사전청약이 분산 시행되는 만큼 낙첨자는 실망보다 더 적극적인 청약도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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