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증시’···초분산 펀드에 쏠리는 눈

입력 2021-08-12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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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인플레지수가 13년 새 최고치를 달성하고 중국도 특정 업종에 대한 규제로 국내 증시마저 변동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때문에 펀드에서도 초분산 투자상품인 EMP 펀드에 돈이 몰리면서 기대 수익률 눈높이를 낮추고 안전자산으로 옮겨가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이 10억 원 이상인 EMP펀드(ETF 자문 포트폴리오, ETF Managed Portfolio) 44개에 올들어 평균 2806억 원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상품은 전체 자산의 절반 이상을 상장지수펀드(ETF)나 상장지수증권(ETN)으로 운용하는 펀드다. 특히 올해 초반 증시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다가 박스권에 갇히는 양상을 보이자 관련 펀드에 들어오는 자금추이가 가팔라지는 모양새다. 최근 6개월 사이에만 2709억 원이 들어왔고 3개월 사이에 1083억 원이 몰렸다.

국내 주식형 편드에서 연초 이후에만 1조2229억 원, 최근 3개월 사이 8153억 원이 빠져 나간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EMP 펀드 총 순자산만 해도 현재 1조233억 원으로 최근 3년 새 몸집이 10배 가까이 불었다.

이는 ETF 시장의 성장과도 맞물려 있다는 해석이다. 과거 EMP 펀드는 기관 투자가의 전유물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최근 ETF 시장 성장세와 함께 개인 투자자도 대거 유입되면서 다양한 상품의 저변이 넓어지는 양상이다.

안정화를 추구하는 상품답게 설정액이 많은 상품에 돈도 몰렸다. KTB글로벌멀티에셋인컴EMP에 1년 새 1175억 원이 몰렸고 관련 상품 중 설정액이 가장 많은 IBK플레인바닐라EMP에도 이 기간 961억 원이 유입됐다. 이 두 상품은 EMP 펀드 중 설정액으로 각각 2위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처럼 시장 상황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기에는 EMP펀드의 장점이 극대화 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특정 국면에서 액티브 펀드나 개별 ETF 대비해서 수익률이 저조할 수 있지만, 반대로 주가가 떨어질 때는 EMP펀드의 방어력이 더 좋을 수 있다.

실제로 안정성을 우선하는 EMP 펀드의 특성상 수익률은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6.48%, 최근 3개월 수익률이 2.86%에 불과하다. 개별 상품으로 보면 KTB글로벌EMP가 연초 이후 19.31%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중이고, 삼성밀당다람쥐글로벌EMP(15.49%), KB글로벌주식솔루션이(14.44%) 등을 시현하고 있다.

EMP펀드 평균 수익률만 놓고 보면 올들어 코스피 지수 상승률인 12.08%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중위험중수익 상품인 EMP 펀드 상품은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면서 “하지만 어떤 ETF를 담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성격을 보이기 때문에 자신의 투자 성향에 맞는 상품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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