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연초 이후 1.8%포인트 하락한 상태로 횡보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이러한 시장 상황에서 투자 주체별로 큰 폭의 수익률 편차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기관 투자자들의 매매 수익률이 다른 투자 주체의 수익율에 비해 압도적 우위를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가 최근 집계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투자주체별 순매수 상위 종목의 평균 수익률을 살펴보면 기관>외국인> 개인 순으로 나타났고 순매도 상위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반대로 개인>외국인>기관 순으로 확인됐다.
이는 기관이 매수한 종목의 주가는 오르고 기관이 매도한 종목들의 주가는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 국내 기관 투자자 중에서도 연기금과 투신 등의 매매패턴이 돋보였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기관 투자자들이 외국인이나 개인에 비해 높은 투자수익률을 거두고 있는 이유로는 크게 보수적인 시장 대응전략과 실적 전망에 기초한 종목 선택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내리고 있다.
먼저 보수적 시장 대응 전략과 관련해서는 경기침체와 기업실적 악화 그리고 금융위기 재발 우려 등 비우호적 증시 환경으로 인해 기관 투자자들의 보수적 대응이 매매 수익률 제고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됐다.
기관은 실제로 연초 이후 1조원 이상 순매도를 나타낸 가운데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4200억원, 2400억원 순매수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많지 않아 기관의 매수 여력이 크게 늘어나지 않은 점도 있지만 연초 이후 포트폴리오 내 현금 비중을 늘려가며 보수적으로 대응했던 게 가장 큰 이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그러나 개인 투자자들은 매매 비중은 늘었지만 주가하락시 매수, 주가상승시 매도하는 매매 패턴으로 인해 주가 약세 국면에서 저조한 수익률을 보였고 외국인들은 시총상위주로 매수하고 있지만 이들 종목의 수익률은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실적 전망에 기초한 종목 선택의 경우 최근에 펼쳐지고 있는 종목 장세에 효과적으로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사실상 기관투자자들의 가장 큰 경쟁력이 변동 장세에서 진가를 발휘된 것이라고 받아들였다.
대신증권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기관의 순매수 상위 종목군 가운데 대우조선해양, 삼성엔지니어링, 삼성SDI, KT 등이 올들어 10% 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나타난 반면 향후 실적 전망이 불확실한 철강, 은행, 유통, 건설
업종은 순매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성진경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관 투자자들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신 ETF를 매수하고 실적 전망이 안정적인 종목을 매수하여 시장 대비 초과 수익률을 거두는 전략을 현재 구사하고 있다"며 "주식시장의 혼조세가 지속될 때는 고수를 따라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성 연구원은 "연초 이후 기관 투자자들이 가장 양호한 매매 패턴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에서 지지부진한 시장 흐름이 전개될수록 기관 투자자들의 영향력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실적 전망이 양호하고 기관 투자자들의 매수하고 있는 종목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