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금융’ 터줏대감 캐피탈이 밀려난다

입력 2021-08-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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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조달 경쟁력 있는 은행ㆍ카드 진입에 캐피탈社 중고차ㆍ수입신차 시장으로 눈돌려

자금조달 경쟁력 있는 은행ㆍ카드사 진입
캐피탈社 중고차ㆍ수입신차 시장에 눈돌려

(자료=한국신용평가)
(자료=한국신용평가)

‘자동차(오토) 금융’의 지형이 변하고 있다. 오토금융 시장은 캐피탈 회사의 텃밭이었으나, 최근 조달 경쟁력과 플랫폼이라는 강점을 가진 은행과 카드사들이 속속 진출하며 캐피탈사의 입지는 점차 좁아지고 있다.

캐피탈사들은 시장 장악력이 떨어진 신차 금융 대신 중고차, 수입신차 시장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업권별 경쟁 강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오토금융 시장은 여전히 캐피탈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만 은행과 카드사의 점유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신차 금융 기준 캐피탈사의 비중이 약 70%, 카드사와 은행이 각각 25%, 5%를 차지하고 있다.

캐피탈사들 중 현대캐피탈, 현대커며셜, BMWFSK 등 자동차 브랜드를 전속 취급할 수 있는 캡티브(Captive) 오토금융사는 비교적 확고한 시장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세미 캡티브(Semi-Captive)·논 캡티브(Non-Captive) 캐피탈사는 카드와 은행의 신차금융 시장 잠식에 점유율이 점차 하락하고 있다.

시장에선 오토금융에서 은행과 카드사의 비중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은행과 카드사는 캐피탈사보다 조달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낮은 할부·리스 금리를 제공하고 가장 많은 혜택을 지원하는 금융기관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상황에서 은행이나 카드에 비해 조달금리가 높아 대출금리 경쟁에서 다소 불리한 캐피탈사의 시장 점유율은 점차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윤소정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더 낮은 금리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금융기관이 향후 오토금융시장 내 점유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오토금융시장의 플랫폼화(化) 역시 캐피탈사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들은 통합 플랫폼을 강조하면서 자동차 거래도 이 플랫폼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플랫폼 고도화에 힘쓰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의 오토금융 플랫폼 ‘신한마이카’는 신한은행의 ‘마이카(My Car)’와 신한카드의 ‘마이 오토(My Auto)’를 통합한 것으로, 신차와 중고차 대상 대출·할부·리스·렌터카 이용 시 캐시백 등 맞춤형 혜택을 제공한다. KB금융그룹 역시 KB캐피탈의 ‘KB차차차’를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우리금융그룹도 우리은행, 우리카드, 우리금융캐피탈이 협업한 그룹 통합 오토금융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거세지는 경쟁에 세미 캡티브·논 캡티브 캐피탈사는 중고차, 수입신차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미 현대기아차의 전속 금융사인 현대캐피탈과 현대커머셜이 신차금융 시장에서 확고한 시장 지위를 유지하고 있고 은행, 카드사와의 경쟁마저 치열해지자 중고차 취급 확대, 수입신차와의 제휴 확대라는 카드를 꺼낸 것이다.

특히 중고차 금융은 시장 진입이 용이하고 신차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마진율을 확보할 수 있어 많은 캐피탈사가 취급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중고차거래-차량 점검 및 관리-보험으로 이어지는 원트랙(One-Track) 전략, 금리 경쟁력 제고 등 후발업체들이 점유율 확대를 위한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는 만큼 중고차 금융 역시 경쟁 강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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