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경준위 독자행보·친윤계 성명서…진퇴양난 이준석

입력 2021-08-13 18:11 수정 2021-08-14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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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로 또 삐걱…이준석 "발표회로 절충" vs 경준위 "토론회 강행"
이준석 "토론회 방식 변경 제안…최고위 의견 수렴 중"
서병수 "들은바 없어…윤석열 뺀 12명 모두 참석키로"
월권 지적엔 "경준위, 후보 인지도 강화 임무 부여받아"
윤석열·원희룡 측, 토론회 '사전 설명회'엔 불참
정점식 등 '친윤계' 16명 성명서 "토론회, 선관위에 일임해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 예비후보 전체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 예비후보 전체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토론회를 닷새 가량 앞두고 당내 갈등이 좀처럼 진화되지 않고 있다. 특히 토론회 추진에 대해 이준석 대표와 경선준비위원회(경준위) 간 의견도 갈리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여기에 이 대표에 불만을 품은 이른바 '친윤파' 의원들이 성명서까지 발표해 그야말로 진퇴양난(進退兩難)이다.

당 지도부는 일부 후보의 반대 목소리 등 내부 반발을 고려해 정견 발표회를 절충안으로 제시했으나 경준위는 애초 계획대로 18일과 25일 두 차례에 걸쳐 토론회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서병수 경준위원장은 13일 국회에서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토론회 관련 여러 가지 말씀이 있지만 그 틀을 유지한다"며 "토론회 방법에 대해 오후 4시 대리인들을 모시고 사전 설명회를 열기로 돼 있어 이분들의 의견을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합리적인 방안이 나오면 참조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대표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경준위에 토론회 방식의 일부 변경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했고 발표회 방식으로 전환 등을 포함해 최고위원들에게 의견을 수렴 중"고 언급했지만 서 위원장은 "저한테 한 마디도 없이 그런 얘기 하면 곤란하다"며 예정대로 토론회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서 위원장은 발표회 방식으로 변경하는 것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대 의사를 표했다. 그는 "13명 중 12명이 이미 토론회에 참석하겠다고 저희에게 확인받았다. 그런 상황에서 토론회를 주제발표로 전환한다면 다른 후보들이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도 우리에게 소중한 후보지만 다른 후보도 마찬가지로 소중한 우리의 후보라는 점을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대선 후보들 가운데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등 일부 대선주자들은 "경준위의 월권"이라며 반발하고 있으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여전히 참석 여부에 대해 확답을 주지 않은 상태다.

실제 원 전 지사와 윤 전 총장 측은 이날 사전 토론회 설명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윤 전 총장 국민캠프의 김병민 대변인은 메시지를 통해 "경선위 주관 토론회 개최 여부를 두고 지도부간, 지도부와 경준위 간 이견이 있다"면서 "지도부와 조율되지 않은 오늘의 경준위 주관 설명회엔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미리 알렸다.

원 전 지사 원팀캠프 관계자도 이투데이와 통화에서 "경준위에 대해 계속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내용이 정리가 되지 않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참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경준위 월권에 대한 지적의 목소리도 만만치 았다. 조수진 최고위원은 경준위 주최 행사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경준위 토론회든 비전발표회든 당의 헌법인 당헌, 원칙, 정당의 전통에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줄곧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워 온 김재원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에 “토론회든 발표회든 경준위의 월권이므로 즉시 중단해야 한다. 선관위를 당장 발족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서 위원장은 그는 "경준위는 2가지 역할을 부여받았다"며 "하나는 경선 관련 일정과 내용에 대한 안을 만들어 선관위에 넘기는 것과 당내 후보들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집행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서 위원장이 언급한 다양한 행사는 토론회 일정을 의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윤석열, 최재형 후보가 입당하기 전에 이미 정해진 것"이라며 "그런데 최고위가 부여한 그런 권한을 최고위가 이런저런 이야기한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와중에 정점식, 송석준 의원 등 이른바 '친윤계'를 중심으로 한 국민의힘 재선 의원 16명은 이날 국회에서 성명서를 내고 “당 대표는 대선주자 측 모두가 공감하는 중립적이고 공정한 경선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면서 "경준위는 대선 경선 준비를 위한 임시기구인 만큼 토론 등 대선 관리는 곧 출범할 선거관리위원회에 일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러한 중차대한 시점에 이 대표가 내부를 향해 쏟아내는 말과 글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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