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삼성전자’ 대량 매도...“전략적 투자 접근 필요”

입력 2021-08-17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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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키움증권
▲사진= 키움증권
지난주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D램(DRAM)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 영향으로 외국인의 삼성전자 대량 매도(엑소더스)가 이어지며 반도체주에 대한 전략적 투자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17일 역시 삼성전자는 장 초반 상승세를 나타냈으나 오후 들어 보합권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흐름을 이어갔다. 삼성전자는 지난 4일 8만2900원으로 상승 마감 후 이날까지 9.01%(7100원) 떨어졌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12일 ‘메모리-겨울이 온다’는 보고서를 발간하고 “내년 1분기부터 경기 하강 국면에 접어들고 내년 중 디램 수급구조도도 재고 축적에 따라 점차 공급과잉 상황이 악화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9만8000원에서 8만9000원으로 낮췄다.

이 파장으로 삼성전자의 주가는 모건스탠리가 제시한 목표가를 밑도는 7만4000원~7만5000원대를 나타내고 있다. 이 주가는 올해 초 수준으로 외국인의 삼성전자 대량 매도(엑소더스)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5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3조2501억2000만 원 팔았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우선주 역시 각각 1조7954억1000만 원, 540억5000만 원을 순매도하며 전지전자 업종 전체 종목 4조7541억7000만 원을 순매도했다.

반도체 업종에 대한 외국계 투자은행의 부정의견 리포트도 악재로 작용했지만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매크로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어 하반기 글로벌 경기 모멘텀 피크아웃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한 미 연방준비제도의 테이퍼링이 사실상 카운트다운에 돌입했고 중국 정책당국이 게임분야 등 자국의 핵심 성장주를 겨냥한 정치규제 가능성을 내비친 것도 외국인의 대형 반도체주 매도 기세가 가속화된 이유로 해석된다.

증권가에선 반도체 업종이 단기간에 큰 낙폭을 기록한 현시점에서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공급량이 기대치를 상회하고 있어 시장의 생각보다 공급 과잉 시기가 일찍 다가올 수 있다”며 “당분간은 적극적인 비중 확대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두면서 트레이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 이전으로의 원점회귀를 상정한 현 시장의 밸류에이션을 고려할 때 반도체주 가격조정의 추가 심화 여지는 미미하다”며 “속절없는 투매보단 보유가, 실익 없는 관망보단 전략 대안 매수 대응을 우선하는 투자전략이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반도체 업종 주가 하락으로 한국 증시 전체를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건 기우적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도가 한국 증시 전체의 순매도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는 건 현 시점에서는 확대 해석에 불과하며 실체화될 가능성은 낮다”며 “외국인이 최근 반도체 업종을 순매도 했지만 이익 성장 기대감이 유효한 2차 전지 업종 등은 순매수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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