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부터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은 변동금리 조건의 주담대 대출 금리를 연 2.48~4.24%로 정했다. 한 달 전 연 2.34∼4.13%와 비교해 0.14%포인트(p), 상단은 0.11%p 각각 높아진 것이다. KB국민은행(4.24%·잔액 기준), 하나은행(4.12%·신규 취급액 기준)에서는 대출 금리 구간 상한선이 4%를 넘었다.
금리 인상은 17일 자금조달 지수인 코픽스(COFIX)가 0.95%(신규취급액 기준)로 전월 대비 0.03%p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기준금리가 0.5%로 인하됐던 지난해 5월(1.06%) 이후 1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조달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를 지칭한다. 대출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때 드는 이자 비용인 셈이다. 코픽스가 올라가면 은행들이 그만큼 더 많은 이자를 주고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 문제는 대출자들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전가된다는 점이다. 지난 6월 예금은행 신규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 비중은 81.5%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주담대 금리 인상에 대해 대출금리 상승이 본격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2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기준금리 인상이 구체화할 가능성이 높다. 은행들이 대출 조달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선제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도 금리상승을 이끌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에 이어 고 후보자도 가계대출 억제를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다. 금융 당국의 가계 대출 억제 방침에 은행이 대출 문턱을 높이기 위해 가산 금리를 끌어올려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고 후보자는 “과도한 신용증가는 버블의 생성과 붕괴로 이어지고 이는 금융 부문 건정성 및 자금 중개 기능 악화를 초래해 실물경제 성장을 훼손할 수 있다”며 “가계부채발 거시경제적 위험을 제거하는 것이 현시점에서 굉장히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고 후보자는 과도한 부채부담으로 금리정상화가 불가능해지는 ‘부채함정’을 거론하며 현 시점에서는 금융안정을 확고히 하는 것이 우리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고 후보자는 가용한 모든 정책 수단을 활용해 추가 대책을 적극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가계부채 관리라는 큰 틀은 유지하면서도 수장이 바뀌는 만큼 내부적으로 추가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