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 인근서 폭발물 협박…‘페북 생중계’ 용의자, 대치 끝 체포

입력 2021-08-20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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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 대치 끝에 체포...정확한 범행동기 밝혀지지 않아
아프간 철수 비난·민주당 혐오 주장
평소 지난해 대선 결과 불만 가진 인물로 알려져

▲미국 연방수사국(FBI) 직원들이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의사당 근처에서 폭발물 소지 주장한 남성이 탑승했던 트럭을 조사하기 위해 견인 작업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연방수사국(FBI) 직원들이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의사당 근처에서 폭발물 소지 주장한 남성이 탑승했던 트럭을 조사하기 위해 견인 작업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수도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 인근에서 폭발물을 소지했다고 주장한 40대 남성이 5시간 가까이 경찰과 대치하다 체포됐다고 19일(현지시간) CNN이 보도했다.

이날 오전 9시 15분께 한 남성이 번호판이 없는 검은색 픽업트럭을 의회도서관 앞까지 몰고 와 인도 앞에 주차 후 폭탄물 소지를 주장했다. 그는 현장에 있던 경찰에게 기폭장치로 추정되는 물건을 보여줬다.

당국이 연방수사국(FBI)까지 투입해 차량 창문을 사이에 두고 메모를 주고받는 등 설득에 나섰으며, 이 남성은 약 5시간 만인 오후 2시 30분께 스스로 차에서 내려 체포됐다. 대치 과정에서 경찰 당국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미 의회 도서관 건물 2곳과 사무실에 대피 명령을 내렸다. 상원과 하원은 휴회 중이어서 사건 발생 당시 사무실에는 의원들이 없었다.

의회 경비대(USCP)는 이날 체포된 이 남성은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사는 49세의 플로이드 레이 로즈베리라고 밝혔다. 로즈베리는 트럭 안에서 대치 과정에서 자신의 행동을 페이스북에 30분가량 생중계하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그의 트럭에 폭탄은 없었으나 폭탄 제조에 쓰이는 물질로 보이는 것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대치 과정에서 이 지역의 다른 차에 4명의 '애국자'들이 있다면서 다른 차량이 폭발할 것이라고도 주장했지만 조사 결과 현재까지 공범이 있다는 정황적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USCP는 밝혔다.

현재까지 정확한 범행동기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는 이날 대치 과정에서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한 민주당에 혐오를 드러내며 탈레반 축출을 위한 공습을 촉구했고, 민주당이 미국을 죽이고 있다면서 민주당 모든 의원이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즈베리는 "오늘 여기에서 혁명이 시작된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을 무당파라고 밝혔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적으로 선출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도널드 트럼프가 다시 대통령이 돼도 개의치 않는다"는 말도 했다.

CNN에 따르면 로즈베리는 그간 페이스북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게시물과 영상을 자주 게재했다. 로즈베리 아버지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11월 선거 이후 아들이 정치적인 좌절감을 느꼈다고 밝히기도 했다.

연방 의회는 지난 1월 6일 대선 패배 결과에 불복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층이 난입 사태가 벌어지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4월엔 한 남성이 의회로 돌진하며 건물 밖의 바리케이드를 차로 들이받았고 저지하는 경찰에 의해 사망하는 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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