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절벽’이 현실화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가파른 가계대출 증가세에 시중은행 등 1금융권의 대출 여력을 줄인 데 이어 대출 수요가 다른 업권으로 쏠리는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대출마저 옥죄며 전방위적으로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나섰기 때문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20일 저축은행중앙회에 신용대출 한도를 대출자의 연소득 이내로 축소해달라고 요청했다. 당국은 1주일 전 은행권에 신용대출 한도를 축소하라고 요청한 이후 대출 수요가 저축은행으로 몰릴 경우 가계부채 총량 관리 실패는 물론 부채의 질마저 악화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기에 이 같은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가계부채 증가율 목표치를 넘긴 일부 시중은행은 대출 중단이라는 강력한 카드를 꺼냈다. 농협은행은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인 5%를 넘겨 오는 11월까지 부동산담보대출을 전면 중단했으며, 우리은행은 전세자금대출 신규 취급을 대폭 제한했다. SC제일은행도 담보대출 중 하나인 ‘퍼스트홈론’ 신규 취급을 중단했다.
아직은 대출을 정상적으로 실행 중인 다른 은행들 역시 대출 증가세에 따라 우대금리 축소 등의 방안을 통해 대출 총량을 관리할 예정이지만, 상황에 따라 대출 중단 카드도 염두에 두고 있다.
저축은행과 카드사 등 2금융권도 당국의 권고 이상으로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자체적으로 강화하며 대출 문턱을 높이는 중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을 은행권은 5~7%, 저축은행권은 21%를 목표로 제시하고 있으며 주간 단위로 점검하며 강력한 관리에 돌입했다.
신임 금융위원장에 내정된 고승범 후보자 역시 최우선 역점 과제로 가계부채 관리를 지목하며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정책수단을 활용하겠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날린 만큼 당분간 이 대출 축소 기조는 유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