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머지포인트 대표의 책임감

입력 2021-08-2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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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남희 머지플러스 대표가 경찰에 입건됐다. 지난 12일 머지포인트 서비스 축소 이슈가 발생한 지 2주가 채 되지 않은 시간이다. 이 기간동안 권 대표는 회사 정상화를 꾀했지만 금감원의 요구에도 전자금융거래법 등록에 필요한 자료조차 제출하지 않았다.

그동안 권 대표는 언론사 인터뷰를 통해 머지포인트의 정상화 가능성을 꾸준히 주장해왔다. 이마저도 머지포인트 신뢰도 회복에만 집중돼 있을 뿐, 환불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단지 정상적으로 환불해줄 수 있다고, 염려 말라고 주장할 뿐이다.

이용자들이 원하는 것은 서비스 정상화보다 빠른 환불이다. 지금도 피해자 모임 카페와 단체채팅방에는 환불과 관련된 이야기만 오가고 있다. 권 대표가 주장하는 신뢰도 회복, 정상화에는 아무도 관심이 없다.

자신 있게 약속한 환불마저도 지연되고 있다. 머지포인트는 하루에도 수차례 환불 공지를 올리며 대응하고 있지만 정확한 금액 규모와 환불 이용자 수 등의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러다 내년까지 환불 차수가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이미 신뢰도는 바닥까지 추락했다. 재무제표에는 빚이 누적돼 있고 직원들은 잇따라 사표를 제출하며 인력도 부족해졌다. 당당하게 외치던 환불이 가능할지조차 의문이다. 머지포인트의 혁신을 찾으려고 하면 할수록 폰시사기라는 의심만 커질 뿐이다.

이용자들이 수백 명 몰리던 그때, 권 대표가 직접 나서 사태를 수습했으면 어땠을까. 공지를 통한 ‘대표의 사과문’이 아닌, 그들 앞에 직접 서서 머리를 숙이며 진심 어린 모습을 보였다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그가 주장하는 ‘신뢰도’는 조금이나마 회복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대중은 이제 개, 돼지가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 잊혀진다는 말은 사라진 지 오래다. 혹시라도 시간이 지나 이슈가 잠잠해지길 기다리고 있다면 그 생각을 빨리 버리고 이용자들이 진짜로 원하는 것에 귀 기울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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