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속 행정에 공공주택 표류…주택 공급 부족 장기화하나

입력 2021-08-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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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1-08-23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정부, 성남시 서현공공주택지구 집행정지 재항고 포기
택지 후보지 지정 두고 주민 갈등 심화

공공주택 건설을 둘러싼 파열음이 가시지 않는다. 주택 공급이 장기간 지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서울고등법원은 경기 성남시 서현공공주택지구 지정에 집행 정지 결정을 내린 1심 판결을 뒤집어달라는 국토교통부 항고를 지난달 기각했다. 2심마저 집행정지 처분을 내리자 국토부는 재항고를 포기하기로 했다.

공공주택지구 지정 취소 소송을 제기한 서현지구 주민들은 이번 결정으로 승세가 기울었다고 해석한다. 이들은 공공주택지구를 위한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하게 이뤄졌다며 지구 지정 취소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이들 손을 들어주며 집행정지 처분도 함께 내렸다.

2심 재판부도 항고를 기각하며 "서현공공주택지구 지정으로 원고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수 있는 반면 집행정지로 인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없다"고 판시했다.

집행정지 처분으로 토지 보상 등 공공주택 건설을 위한 작업은 지구 지정 취소에 관한 대법원 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완전히 멈춰 서게 됐다. 따라서 2023년까지 서현지구에 공공주택 2475가구를 짓겠다는 국토부 계획은 지연 또는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국토부 측은 "내부 논의 결과 재항고를 하는 실익이 적다고 판단했다"며 "본안 소송에 집중해 사업이 정상적으로 재개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공공주택지구 조성을 둘러싼 정부와 주민 간 갈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요즘은 갈수록 정부가 수세에 몰리는 형국이다. 주민 반발에 밀려 과천정부청사 유휴지에 공공주택 4000가구를 지으려던 계획을 철회한 게 대표적이다. 지난해 8월 과천청사 유휴지를 공공주택지구 후보지로 발표한 지 1년도 안 돼 계획이 뒤집혔다.

과천청사와 함께 공공택지 후보지로 발표된 태릉골프장(CC) 부지도 애초 1만 가구에서 개발 규모를 줄이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국토교통부는 이달 중 과천청사 유휴지와 태릉CC를 보완할 대체지를 공개할 계획이다.

문제는 정부가 또 다른 신규 택지 발표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국토부는 이달 중 13만 가구가 넘는 신규 택지 후보지를 발표하기로 했다. 앞서 추진 중인 공공주택사업이 표류·축소하는 상황에서 신규 택지 후보지 역시 유사한 진통을 겪을 가능성이 적잖다. 문재인 정부 임기가 1년도 안 남았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는 "정부가 그간 졸속으로 주택 공급지를 발표하다 보니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이번에 발표하는 신규 택지는 주민·지방자치단체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공급 규모와 시점을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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