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 대장주도 합병 첫날 ‘급락’…거품 꺼지나?

입력 2021-08-2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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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외인 매도세에 시장이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스팩주들도 전체적으로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5, 6월 스팩주의 과열 당시 매수한 투자자들은 손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현실화 되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일 스팩 대장주로 손꼽히던 삼성스팩2호는 메타버스 기업 ‘엔피’와 신규 합병 상장 했지만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800원(-17.14%)하락한 8700원에 거래 중이다.삼성스팩2호는 엔피와 합병 상장을 발표한 영향으로 5월 한달 동안 주가가 187.92% 급등했다.

이른바 ‘스펙주 투자 열풍’으로 상반기 급등했던 상상인이안1호스팩(-0.40%), 상상인이안제2호스팩(-2.42%), SK5호스팩(-3.87%), SK6호스팩(-0.67%), 신영스팩5호(-4.97%), 신영스팩6호(-4.94%) 등도 20일 증시에서 일제히 약세를 기록했다.

이들 종목의 최근 14거래일간 추이를 보더라도 상상인이안1호스팩(-14.89%), 상상인이안제2호스팩(-34.09%), SK5호스팩(-4.32%), 신영스팩5호(-11.36%), 신영스팩6호(-0.84%) 등도 일제히 주가가 빠졌다. 이 기간 오름세를 나타낸 종목은 SK6호스팩(0.80%) 등에 불과하다.

스팩(SPAC, 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은 비상장기업의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한 서류상 회사를 말한다. 투자자 입장에서 스팩 투자는 일반 기업공개(IPO) 공모 청약보다 진입이 쉽다. 또 상장한 지 3년 안에 합병 기업을 찾지 못하면 투자원금에 이자까지 돌려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이에 이상 급등세를 보이는 등 투자열풍이 불었다.

특히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이후 스팩 투자가 급격하게 증가했다. 자금이 부족한 비상장 기업들이 빠르게 자금을 모집할 수 있고, 초저금리 및 대규모 유동성 확대 정책으로 자금이 스팩으로 유입 됐으며, 단위가 낮아 개인투자자도 큰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합병을 앞둔 기업의 실적이 가시화됐거나 시장 지배력이 높은 업종 중심의 선별적 투자는 기회가 될 수 있지만 단타 이익을 목적으로 투자했다가 손해를 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투자에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스팩주의 주가와 펀더멘털의 괴리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팩에 대한 무분별한 투자는 경계심이 필요하다”며 “수년간 현금 흐름을 창출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도 스팩을 통해 자금을 조달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닷컴 버블과 유사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IPO 당일 수익률은 평균 42%로 2000년 닷컴 버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며 “닷컴 버블 형성기 새로 상장되는 인터넷 관련주에 자금이 대거 몰린 상황과 유사하다”고 투자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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