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환대출 플랫폼, 중금리로 제한 '백지화'

입력 2021-08-24 09:03 수정 2021-08-27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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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은행권 건의에 "수용불가"…실효성 낮아

▲은성수 금융위원장(사진 가운데)이 8월1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5대 금융지주와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제공=금융위원회)
▲은성수 금융위원장(사진 가운데)이 8월1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5대 금융지주와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제공=금융위원회)
금융당국이 대환대출(대출 갈아타기) 플랫폼의 서비스 대상을 신용대출 전체로 확정했다. 그동안 중금리로 제한해달라는 은행권 건의가 있었지만, 실효성이 낮다고 판단하고 수용불가 입장을 확실히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금융위원회는 5대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지방은행 등 은행권과 가진 간담회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앞서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지난 10일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당국이 추진 중인 대환대출 플랫폼에 대한 우려를 전하며 중금리 대출로 서비스 범위를 제한하는 방안을 건의했다.

은행들은 "이미 낮을 대로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는 고신용·고소득 대출자에 대한 금리를 더 낮추는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라며 "자칫 고신용·고소득자들의 가계대출이 더 늘어날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은 위원장은 "실무진과 협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전날 간담회에서도 일부 은행이 '중저신용등급부터 대환대출 플랫폼이 정착됐으면 한다'고 재차 비슷한 의견을 냈다. 이번 회의에서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제안에 반대 입장을 확실히했다.

회의 참석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이형주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은 "은행들이 중금리 대출만 하자는 의견이 있는데, 시중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 규모나 고객이 작아서 실효성이 없으므로 전체적으로 시행하는 게 맞다"며 "은행권이 제기한 고객 뺏기 등 과당경쟁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시중은행들의 중금리 대출 규모는 약 2500억 원에 불과하다.

은행권 관계자는 "전날 회의에서 당국이 중금리로 플랫폼 서비스 대상을 제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거절했고, 은행들도 그에 대해 별 말 없이 수긍하는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간담회에서는 일부 시중은행이 '당국 주도 대환대출 플랫폼이 구축돼 10월부터 시행되면 당국 지침에 따라 하반기에 신용대출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개별 은행의 가계대출 총량 컨트롤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대환대출 플랫폼은 중장기적인 인프라의 문제이고 가계부채 총량규제는 단기적인 대응으로, 대환대출이 무조건 가계부채 총량을 늘릴 것으로 보기 힘들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은행권이 은행연합회를 통해 추진하는 대환대출 공공 플랫폼은 12월말 오픈을 목표로 정했으나, 시행 시기가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은행들은 이달 중 수수료와 비용을 비롯한 구축 방향 협의를 마치고, 9월부터 제휴 금융사 간 계약 체결, 전산 시스템 구축·연동 등을 거쳐 12월까지 모든 절차를 끝낸다는 계획이었다.

금융위는 은행이 추진중인 독자 대환대출 플랫폼에 대해 "빅테크·핀테크 주도 플랫폼과 경쟁할 수 있는 공적 플랫폼을 만드는 것은 좋은 방향"이라면서 "공적 플랫폼을 운영함에 있어서 사적 플랫폼과 공정하게 경쟁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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