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타들어간다” 농산물 가격 고공행진 이어지나

입력 2021-08-25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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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애리조나주 카사그란데의 농지를 지나가는 관개운하가 물 없이 말라붙은 채로 있다. 카사그란데/AP연합뉴스
▲미국 애리조나주 카사그란데의 농지를 지나가는 관개운하가 물 없이 말라붙은 채로 있다. 카사그란데/AP연합뉴스
미국 주요 곡물 생산지역에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면서 농산물 가격이 연일 치솟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재 밀 등 미국 주요 작물의 63%가 흉작 환경에 놓여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6%에서 급증한 수치다. 원인은 극심한 가뭄이 손꼽힌다. 가뭄모니터에 따르면 미국 대표 곡물 재배지역인 노스다코타·사우스다코타·미네소타·아이오와·네브래스카주가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다. 국립해양대기청(NOAA)도 노스다코타·미네소타주의 경우 토양 수분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여파에 곡물 생산 전망치는 줄어들고, 재고 역시 급감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농무부는 최신 월간 수급 보고서에서 옥수수와 밀, 대두의 재고가 2013년 이후 최저 수준이라고 밝혔다.

공급량 급감에 곡물 가격도 치솟고 있다. 시카고 상품 거래소에서 옥수수 선물 가격은 이날 하루에만 1.8% 상승한 부셸당 약 5.45달러를 기록했고, 대두는 3% 뛴 부셸당 13.32달러를 나타냈다. 밀 가격과 옥수수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각각 12%, 11% 넘게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8월과 비교했을 때 밀과 옥수수, 대두 등 주요 작물 가격은 약 50~60% 폭등했다.

농업 관련 리서치업체 애그리소스는 이달 보고서에서 “농작물은 악천후가 이어지면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면서 “국제 농산물 시장은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요 주도의 강세장 흐름이 자리를 잡았다”고 지적했다.

미국뿐만이 아니다. 러시아와 브라질 등도 가뭄으로 작물 수확량이 줄고 있다. 브라질은 극심한 가뭄에 올해 두 번째 옥수수 수확량 전망치를 6030만 톤으로 전망했다. 이는 작년 같은 시기의 7510만 톤에서 줄어든 것이다. 러시아의 한 농업연구기관은 최근 보고서에서 자국 밀재배 지역의 토양 수분이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달 국제곡물이사회(IGC)는 2021~2022년 전 세계 곡물 수확량 전망치를 지난 6월에 비해 600만 톤 줄어든 22억9500만 톤으로 하향 조정했다.

최근 미국은 극단적인 기후 변화 피해에 몸살을 앓고 있다. 서부 지역에서는 기록적인 가뭄과 폭염, 산불이 발생하고 동부는 기록적인 폭우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미국 테네시주 중부 험프리스 카운티를 중심으로 내린 폭우로 현재까지 최소 22명이 사망하고 50명이 실종됐다. 반면 올여름 캘리포니아 북부에서 번진 9건의 대형 산불로 최근까지 대피 지시를 받은 주민은 4만20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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