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가 0.75%로 인상되면서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변동금리 대출자가 70%가 넘는 상황에서 은행 대출금리가 추가로 오르면 이들이 부담해야 할 이자는 5조 원을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6일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현재 연 0.5%인 기준금리를 0.75%로 0.25%p 인상하기로 했다.
조달금리가 올라가는 국내 은행 역시 잇따라 대출금리를 올릴 예정이다. 이미 은행권은 가계대출 억제를 위해 우대금리 축소 등을 통해 금리를 올려왔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19일 기준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는 연 2.96∼4.01% 수준으로, 1%대 금리가 있었던 작년 하반기보다 1%p 가까이 금리를 올렸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역시 최저수준이 연 2.62∼4.13%로 작년 하반기보다 올랐다.
은행권의 대출금리 인상이 확정되면 변동금리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도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의 가계신용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06조 원 규모로, 이 가운데 카드 사용액(판매신용)을 제외한 가계대출만 1705조 원이다. 결국 6월 기준 72.7%가 변동금리 대출이어서 금리 인상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다.
은행을 포함해 금융기관의 변동금리 비중이 똑같다고 가정할 시 산술적으로 이번 금리 인상으로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3조988억 원가량 불어난다.
앞서 한은은 지난 4분기 말 가계대출 기준으로 개인 대출(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 등) 금리가 1%p 오를 때 전체 가계대출 이자는 11조8000억 원, 코로나19로 어려운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도 5조2000억 원 커지는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 들어 가계대출이 더욱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자 부담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이 가계대출 증가세와 부동산 가격 상승세를 꺾을 정도는 아니라는 견해가 있지만, 초저금리 시대를 끝내고 가계부채 증가세를 잡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확고히 보여줄 수 있는 신호인 만큼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