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34)이 올 시즌 최악의 투구를 보이며 무너졌다.
류현진은 27일(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3⅔이닝 동안 홈런 3방 등 안타 7개를 맞고 7실점 했다.
출발은 좋았다. 1회를 삼자범퇴로 넘긴 류현진은 2회에서도 투 아웃까지는 쉽게 잡았지만, 세사르 에르난데스에게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첫 홈런을 허용했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고 다음 타자인 브라이언 굿윈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3회에서도 투 아웃을 먼저 잡은 뒤 위기가 찾아왔다. 선두 팀 앤더슨에게 중전 안타를 내준 뒤 2번 타자 루이스 로베르트에게 좌월 2점 홈런을 맞았다. 곧바로 호세 아브레우에게도 연속 홈런을 내줬다.
류현진이 한 경기에서 홈런 3개를 허용한 건 지난해 9월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 이후 353일 만이다. 그는 메이저리그 진출 후 홈런 4개 이상 맞은 적이 없다.
4회에는 선두 앤드루 본에게 볼넷, 에르난데스에게 우전 안타를 내줬다. 이어 레우리 가르시아에게 2타점 2루타를 내줬다. 류현진은 2사 2루에서 앤더슨에게 다시 좌전 안타를 맞아 7점째를 내주고, 1대 7로 뒤진 4회 2사 1루에서 트렌트 손튼과 교체돼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후 토론토는 6회에만 5점을 득점하며 추격전을 펼쳤지만 결국 7대 10으로 패했다.
류현진이 올해 7점이나 실점한 경기는 지난 9일 보스턴 레드삭스전에서 3⅔이닝 동안 7실점한 이후 두 번째다.
이날 패배로 류현진의 시즌 성적은 12승 7패가 됐고, 평균자책점(ERA)은 3.54에서 3.88로 상승했다. 후반기 첫 경기 이후 평균자책점은 3.32에서 0.56이나 상승했다. 지금과 같다면 이번 시즌 평균자책점이 4점을 넘길 가능성도 있다.
류현진은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제구가 문제였다”면서 “약한 타구가 홈런이 되기도 했다. 지난 경기보다 여러 구종의 제구가 잘 안 됐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장점은 꾸준함이다. 구위가 좋지 않은 날도 최소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는 해준다는 믿음을 주는 투수였다. 류현진이 잦은 부상 경력에도 2019년 12월 토론토와 4년간 연봉 총액 8000만 달러라는 거액에 계약할 수 있었던 데엔 이와 같은 꾸준함이 발판이 됐다.
하지만 올 시즌 류현진은 꾸준함과는 거리를 보였다.
류현진은 “안 좋은 날에 한 이닝에 점수를 몰아서 주는 경향이 반복되는 것 같다”면서 “투수나 팀에나 안 좋은 기록이다. 앞으로는 없어져야 한다”고 했다. 이어 “남은 경기가 모두 중요하다. 나 또한 당연히 선발투수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