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 반도체’ 이어질까...증권가 “하반기 업황 긍정적”

입력 2021-08-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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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반도체 업황을 바라보는 증권가 전망이 긍정적 기류로 바뀌고 있다. 최근 반도체 피크아웃(고점논란)으로 외국인 투자자 매물이 쏟아지자 업황 둔화 우려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증시 전문가들은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로 3분기부터 우호적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전망하며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시장에서 7조1940억 원 팔아치웠다. 특히 삼성전자 6조7500억 원, SK하이닉스를 1조6600억 원가량 정리하며 반도체 업종 보유 비중을 대폭 낮추고 있다.

시가총액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중심으로 매도가 거세지자 ‘셀반도체’로 시작해 ‘셀코리아’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실제 외국인 투매가 거세지며 원·달러 환율도 연일 가파르게 올랐다. 지난 27일 원·달러 환율은 1169원으로 마감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통 큰 투자 ‘들썩’ = 전문가들은 하반기부터 반도체 업황에 먹구름이 걷힐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삼성전자의 240조 원 투자계획에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비메모리, 파운드리 중심으로 투자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PCB 산업 반사이익도 기대 요소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중심에서 비메모리, 파운드리 영역으로 포트폴리오가 다변화하면 반도체 PCB 중 FC BGA, SiP, FC CSP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며 “반도체 PCB 업체는 저수익사업 축소, MSAP 공정 투자로 고부가 중심의 포트폴리오로 바뀐 점을 감안하면 2022년 하반기 추가 성장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비메모리 반도체 파운드리 분야에서 TSMC와의 격차를 좁히는 방향으로 설비 투자가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향후 한국의 반도체 중소형주의 주가도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으로의 노출도가 큰 기업들이 지속적인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파운드리업체 반도체 가격 인상 수혜 기대 = TSMC와 UMC 등 주요 파운드리 업체의 가격 인상 결정도 우호적이다. TSMC는 2022년부터 16nm 이하 선단 공정 및 트레일링 노드 가격을 각각 10% 내외로, 20%까지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김경민 연구원은 “반도체 파운드리 서비스 가격 인상은 그 무엇보다도 매출총이익률에 긍정적이다”며 “TSMC, UMC와 더불어 아시아 파운드리 서비스 공급사(삼성전자, DB하이텍, 화홍반도체, SMIC)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한국의 반도체 장비주 중에서는 글로벌 반도체 파운드리 서비스 공급사를 고객사로 확보한 곳, 비메모리 후공정 위탁 서비스로 장비를 공급하는 곳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낸드플래시 경쟁 강도 완화 예상 =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 반도체 사업에서 흑자를 이어갈 가능성도 점쳐진다.

외신에 따르면 글로벌 NAND 3위 업체인 미국 웨스턴디지털 (WDC)이 2위 업체인 일본 키옥시아(Kioxia)와 합병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경민 연구원은 “낸드플래시 업종은 DRAM 업종과 비교하면 경쟁 강도가 심하고 장기적으로 제품 가격이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다”며 “해외 공급사간 결합으로 경쟁 강도가 완화하면 경기 민감 업종과 같은 특성이 점점 희석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 6.7%의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인수하고 있다. 이미 과점화된 업종에서 낸드플래시 공급사간 점유율 변화는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 시각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낸드플래시 산업은 6자 체제에서 점유율과 가격 중심의 경쟁이었다면, 향후 산업은 경쟁 강도 완화와 공급구조 과점화에 따른 이익 변동성 축소로 중장기 밸류에이션 상승이 전망된다”며 “낸드플래시 소재 및 장비업체들도 DRAM과 같이 선두업체 중심의 설비투자 확대와 공정기술 향상에 따른 생태계 확장과 레벨업이 가능해질 전망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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