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준 할머니 살해한 10대 형제...“잔소리·심부름 짜증 나서”

입력 2021-08-30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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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대구 서구 한 조손가정에서 10대 형제가 자신들을 키워준 친할머니를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은 사건이 발생한 집 대문 앞에 붙은 폴리스 라인. (연합뉴스)
▲30일 오전 대구 서구 한 조손가정에서 10대 형제가 자신들을 키워준 친할머니를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은 사건이 발생한 집 대문 앞에 붙은 폴리스 라인. (연합뉴스)

10대 형제가 자신들을 양육해온 할머니를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30일 대구 서부경찰서는 존속살인 혐의로 고등학교 3학년 A(18)군과 학교에 다니지 않는 B(16)군을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새벽 0시 10분경 대구 서구 비산동 한 주택에서 흉기로 할머니(77)의 얼굴과 머리를 포함한 전신을 마구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손자가 흉기로 아내를 여러 번 찔렀고, 아내 옆에 못 가게 한다”는 할아버지(92)의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했다.

119 구급대는 현장 도착 후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하며 할머니를 인근 대학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사망했다.

집 안에 있던 A군은 현장에서 체포됐다. A군은 “할머니가 잔소리하고, 심부름을 시켜서 짜증이 났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동생 B군도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긴급 체포했다. 경찰은 B군이 범행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형제는 2012년 8월부터 부모와 연락이 끊긴 뒤 조부모와 생활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할머니는 2007년 9월, 할아버지는 2001년 2월에 각각 신체장애 판정을 받았다.

관할 구청은 이 가정을 2013년부터 기초생활 수급 가정으로 지정했고, 최근에는 월 185만 원을 지원해왔다.

경찰 관계자는 “동생도 공동 정범으로 구속 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오는 31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과 부검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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