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아동학대 건수가 전년보다 2.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보건복지부는 31일 이 같은 내용의 ‘2020 아동학대 연차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아동학대 연차보고서는 ‘아동복지법’ 개정에 따라 2019년부터 올해로 3년째 발간되고 있다.
주요 내용을 보면, 지난해 아동학대 신고접수는 총 4만2251건으로 전년보다 2.1% 증가했다. 이 중 아동학대 사례는 2만905건으로 2.9% 늘었다.
학대 행위자는 부모가 2만5380건으로 전체 사례의 82.1%를 차지했다. 전년과 비교해 11.8% 급증했다. 다만, 지난해 한국의 피해 아동 발견율은 4.02‰(1000명당 비율)로 2019년 미국(8.90‰)의 절반에 못 미쳤다. 실제 학대율이 미국과 유사하다고 가정할 때, 한국에서 학대행위의 절반가량은 신고·발견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그나마 한국의 발견율은 2017년 2.64‰, 2018년 2.98‰, 2019년 3.81‰, 지난해 4.02‰로 꾸준히 오르고 있다. 이 관점에서 한국의 학대 건수 증가는 실제 학대행위 증가보단 학대 발견 증가에 기인했을 가능성이 크다.
박은정 복지부 아동학대대응과장은 “미국과 비교할 때 한국의 발견율도 5‰ 이상은 돼야 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고 건수가 늘어나는 건 긍정적인 측면”이라고 말했다.
반면, 어린이집 보육교사 등 대리양육자에 의한 학대는 전년 4986건에서 2930건으로 41.2% 줄었다. 친인척에 의한 학대는 1661건이었다. 대리양육자 학대 감소에는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 설치 의무화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학대로 사망한 아동은 지난해 43명으로 전년보다 1명 늘었다. 이 중 27명(62.8%)은 1세 이하(24개월 미만) 영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