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살해범 사형? 두테르테식"…홍준표 "尹은 두테르테 하수인"

입력 2021-09-01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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洪, 20개월 여아 살해한 흉악범 사형 주장
尹 "시스템 문제…협의해서 제도 만들어야"
洪 "두테르테는 문재인…나를 비유한 건 오폭"
최근 洪 지지율 올라오자 尹도 견제 계속

▲국민의힘 윤석열, 홍준표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 약속 비전 발표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홍준표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 약속 비전 발표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유력 경선 후보인 윤석열·홍준표 예비후보가 20개월 여아를 성폭행 후 살해한 흉악범의 처벌을 두고 논쟁이 붙었다. 홍 후보가 흉악범 사형을 주장하자 윤 후보가 필리핀의 독재자인 두테르테식 처벌이라며 비판한 것이다. 홍 후보는 윤 후보의 발언 후 곧바로 반박에 나서며 두 사람 사이의 신경전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윤 후보는 1일 오전 대한노인회 중앙회를 방문한 후 기자들과 만나 '홍악범 사형'과 관련해 "흉악범에 대한 강력한 처벌은 국민이 모두 바라는 것이고 우리 법 제도 자체가 그렇게 되도록 설계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행정 수반인 대통령이 형사처벌에 관한 사법 집행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두테르테식"이라며 "만약 우리 시스템이 흉악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게 돼 있다면 대통령은 그 시스템의 문제를 잘 협의해서 제도를 만들어나가는 게 맞다"고 얘기했다.

윤 후보가 이런 발언을 한 배경에는 홍 후보가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 때문이다. 홍 후보는 최근 20개월 여아를 무자비하게 성폭행하고 살해까지 저지른 양 모(29) 씨를 지적하며 "제가 대통령이 되면 반드시 이런 X는 사형시킬 겁니다"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홍 후보의 해당 발언이 사실상 '사형제 부활'이라며 필리핀의 독재자 로드리고 두테르테의 방식이랑 다름없다고 지적한 것이다.

홍 후보는 이에 대해 곧바로 반박 글을 올려 "나를 두테르테에 비유한 것은 오폭(誤爆)"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두테르테이고 귀하는 두테르테의 하수인이었다"고 비꼬았다. 이어 "중앙지검장으로 벼락출세한 보답으로 득달같이 특수 4부까지 동원해 우리 진영 사람 1000여 명을 무차별 수사해 200여 명을 구속하고 5명을 자살케 한 분"이라며 "자신부터 문 대통령 지시로 보수 우파 궤멸수사에 앞장섰던 지난날 적폐수사를 반성하고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는 것이 순서"라고 반박했다.

두 사람의 미묘한 신경전은 최근 홍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띠면서 계속되는 분위기다. 앞서 국민의힘 예비경선 방식에 '역선택 문항'을 도입하는 것을 두고도 홍 후보는 찬성의 뜻을 건넸지만, 윤 후보는 "선관위의 뜻을 따르겠다"며 선을 그었다.

최근에는 홍 후보가 범 보수권 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윤 후보를 오차범위 내로 따라잡기도 했다. 홍 후보 측은 "전체 부문 계층 지지율이 고르게 상승했다"며 "일부에서 지적하는 이른바 역선택 주장도 설득력이 없음이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두 사람의 신경전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윤 후보는 이날 홍 후보가 지지율이 많이 올라온 것과 관련해 "국민 전체에 도움이 되는 정책 방향이 무엇인가를 고민해서 뚜벅뚜벅 가면 국민께서 진정성과 미래에 대한 비전을 잘 이해하실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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