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일시적?...미국 주택가격 사상 최대폭 상승

입력 2021-09-01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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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S&P 케이스-실러 전미주택가격지수 18.6% 상승
8월 소비자 기대 인플레 6.8% 달해
소비자신뢰지수는 6개월래 최저치
유로존 물가상승률, 10년래 최고

미국 집값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유가와 식료품 가격도 고공행진 중이다. 소비자들은 물가 고공행진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델타 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겹치면서 미국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 글로벌 경기회복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이날 발표된 주요 경제지표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현재진행형임을 시사했다.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전미주택가격지수는 6월에 1년 전보다 18.6% 올랐다. 이는 5월 16.8%에 이어 13개월 연속 상승한 것이며 집계가 시작된 1987년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한 것이다.

S&P다우존스지수의 인덱스 투자 전략 글로벌 대표인 크레이그 라자라는 “최근 집값은 상승폭은 물론 연속성 측면에서도 놀라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콘퍼런스보드는 이날 8월 미국 소비자들의 향후 12개월 인플레이션 예상치가 6.8%라고 발표했다. 이는 전월의 6.6%에서 상승하고 1년 전보다는 1%포인트 오른 것이다.

CNBC는 두 지표에 대해 인플레 우려를 보여주는 경고음이라고 지적했다. 주택 가격은 소비자물가지수(CPI)의 30%를 차지하고 근원 CPI에서 비중은 그보다 더 크다. 기대 인플레이션율도 물가 부담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인플레가 일시적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집값 상승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을 명심하라”면서 “주택은 근원 CPI의 40%를 차지한다”고 주의를 상기시켰다.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짐 돌마스도 “주택 가격 상승은 임대료의 선행지표로 CPI 주거 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면서 “18개월 정도 후 가격에 반영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주택 가격은 향후 몇 년간 임대료 부담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장의 이 같은 인플레 전망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시각과 대조된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27일 잭슨홀 미팅에서 “경제성장이 고용과 실적 증가를 가져왔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을 우려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네드데이비스리서치의 조셉 칼리쉬 수석 글로벌 거시경제 전략가는 “에너지와 식품, 임대료는 인플레이션을 피부로 느끼게 하는 대표적인 항목”이라며 “지속적인 상승은 결국 더 높은 인플레 기대로 이어져 연준의 골칫거리가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인플레 전망은 소비심리 위축을 낳고 있다. 콘퍼런스보드는 8월 미국 소비자신뢰지수가 113.8로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월 125.1에서 11.3포인트 하락하고 시장 전망치 123에도 못 미쳤다. 하락폭은 작년 4월 이래 가장 크다. 콘퍼런스보드의 린 프랑코 수석 이사는 “델타 변이 확산, 휘발유와 식료품 물가 상승이 현재와 미래 경제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도 인플레 불안에 휩싸였다. 8월 CPI가 전년 대비 3% 올라 10년래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유럽중앙은행(ECB) 목표치인 2%도 넘어섰다. 에너지 가격 상승과 공급망 혼란이 물가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ECB가 하반기 통화정책 정상화 논의에 나설 예정인데 인플레가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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