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코로나’엔 트윈데믹 우려…올해는 코로나·독감 백신 동시 접종

입력 2021-09-01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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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코로나백신-독감백신 동시접종 문제 없어”
임신부 및 소아청소년 등 독감백신 접종 적극 권장
올 겨울 마스크 벗는 ‘위드코로나’ 시대 오면 ‘트윈데믹’ 올 수도
코로나19·독감 증상 비슷해 방역 혼선 우려ㆍ의료시스템 부담↑

▲방역당국은 당초 코로나19 백신과 다른 백신의 접종간격을 14일 두는 것에서 고려할 필요가 없다고 입장을 바꿨다.  (조현호 기자 hyunho@)
▲방역당국은 당초 코로나19 백신과 다른 백신의 접종간격을 14일 두는 것에서 고려할 필요가 없다고 입장을 바꿨다. (조현호 기자 hyunho@)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유행이 지속되는 가운데 독감 백신 접종 시즌이 돌아왔다. 임신부와 소아청소년까지 포함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4분기까지 집중적으로 이뤄지면서 독감 백신도 함께 맞아야 하는 대상자가 상당할 전망이다. 특히 ‘위드코로나’로 방역 기조가 전환한다면 독감 백신 접종의 필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1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과 독감 백신의 접종 간격을 일정 기간 유지하지 않아도 된다고 입을 모았다. 이는 방역당국의 올해 독감 백신 접종 지침과 동일하다. 코로나19 백신과 독감 백신은 모두 생백신이 아닌 균주를 불활성화시킨 사백신이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백신과 다른 백신의 접종간격을 14일로 유지해야 한다는 기존 방침에서 해외 결정 등을 고려해 간격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고 입장을 바꿨다. 앞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코로나19 백신과 독감 같은 다른 백신 접종 사이의 간격을 최소 14일을 유지하라는 방침을 변경, 동시 접종을 허용했다.

이현주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처음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을 때는 백신에 대한 이상반응 부작용 우려로 관찰을 위해 14일 간격을 뒀지만, 전 세계적인 백신 접종으로 수집된 자료에 따르면 필요하지 않다"면서 "백신은 감염되기 전에 맞아야 하기 때문에 필요할 때 접종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신상엽 KMI학술위원장(감염내과 전문의)은 “당초 14일이란 간격을 둔 것은 특별히 의학적 근거가 있어서가 아니라 동시 접종 후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이 어떤 백신에 의한 것인지 판단이 어려워 대처에 혼선이 빚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번 기준 변경이 ‘연달아 맞아라‘ ‘하루 이틀 사이에 맞아라’라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특정 백신 접종 후 발열, 통증 등 의미있는 이상반응이 나타난다면 호전된 후 접종하는 등 환자 개개인이 편안하고 안정적이라고 판단되는 시점에 접종을 하면 된다”라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고령층, 기저질환자, 임신부, 소아청소년 등은 독감 백신을 적극 접종할 것을 권장했다.  (뉴시스)
▲전문가들은 고령층, 기저질환자, 임신부, 소아청소년 등은 독감 백신을 적극 접종할 것을 권장했다. (뉴시스)

특히 전문가들은 현 상황에서 임신부와 소아청소년은 적극적으로 독감 백신 접종을 할 것을 권고했다. 이들은 4분기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이기도 하다.

이 교수는 “임신부에 대한 독감 백신의 안전성은 이미 입증됐다”며 “임신부가 독감에 걸릴 경우 합병증 위험도가 높고 태아에게도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접종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임신부뿐 아니라 고령층, 기저질환자들도 독감 백신을 접종하고 코로나 백신 접종을 않는 대상에서는 우선적으로 독감백신을 맞는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시점에 독감 유행 시기까지 겹치면서 ‘트윈데믹(비슷한 2개의 질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상황)’ 가능성도 있다. 미국 보건 전문가들은 올 겨울 독감과 코로나19가 동시에 대유행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리나라도 대면 수업 전환 등 위드 코로나로 방역 전환을 시사함에 따라 트윈데믹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신 위원장은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생활하는 지금이야 당장 트윈데믹이 발생하거나 유행할 것이라고 보지는 않지만 위드 코로나 상황이 되면 충분히 가능하다”며 “만일 트윈데믹 상황이 되면 의료 시스템의 부담이 가중되는 것은 물론 코로나19와 독감의 증상이 비슷해 방역 혼선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천 교수는 “올해 독감 백신을 안맞겠다면 마스크를 강력하게 쓰고 생활한다는 점을 전제로 해야 한다"면서 "위드 코로나 시대에 일상생활의 복귀를 꿈꾼다면 백신을 맞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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