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르기 전 마지막 모의고사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 주관 9월 모의평가(모평)가 1일 시행됐다. 입시 전문가들은 “올해 수능은 지난해보다 어렵게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며 “문·이과 통합 수능 첫해에 국어, 수학 선택과목 간 유불리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영어가 중요한 과목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모의평가는 11월 18일로 예정된 2022학년도 수능과 마찬가지로 문·이과 계열 구분 없이 국어, 수학 영역에서 공통과목에 응시하고 선택과목 1개를 골라 시험을 보는 방식으로 치러졌다.
입시 전문가들은 “국어영역의 난도는 지난해 수능과 지난 6월 모의평가보다 다소 낮았다”고 평가했다. 공통과목인 ‘독서’와 ‘문학’, 선택과목인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모두에서 전반적으로 문제가 쉽게 나왔다는 분석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최상위권인 1·2등급 구간 학생들에게는 다소 변별력이 떨어질 수 있을 정도”라며 “독서 지문의 길이가 짧아진데다 개념을 이해하기 쉬운 문항들이 나왔다”고 말했다.
고난도 '킬러문항'으로는 독서 13번과 16번, 문학 27번, 29번 등이 꼽혔다. 특히 16번 문항인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를 다룬 기술 지문이 가장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됐다.
EBS 교재·강의 연계율은 확실히 줄었다는 평가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EBS 간접 연계율 50% 방침에 따라 독서에서는 단순히 소재를 끌어오는 정도로만 연계됐고 문학에서도 출제 작품의 50%만 연계됐다”고 설명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수학의 경우 공통과목이 지난 6월 모의평가보다 어렵게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공통과목의 경우 2·3점 문항부터 난도가 높아졌고 '킬러 문항'으로 불리는 고난도 문항도 포함되면서 수험생들이 까다롭게 느꼈을 것이라는 평가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 역시 "확률과 통계는 6월 모의평가와 비교해 약간 어렵게 출제됐고 미적분과 기하는 시험 범위가 넓어지면서 학생들의 체감 난이도가 다소 높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공통과목에서는 새롭게 정의된 '함수 g'의 연속성과 방정식 실근에 대한 조건을 활용해 함수 값을 구하게 한 22번이 킬러 문항으로 지목됐다. 수열의 귀납적 정의를 묻는 15번도 어려웠다는 평가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선택과목의 난이도는 평이하게 출제됐다”며 “선택과목간 난이도 차이를 줄이고 공통과목의 변별력을 높여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를 최소화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통과목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수학이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여겨지는 문과생이 불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임 대표는 “공통과목이 어려워 문과 학생들이 수학 최상위권 등급 확보가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 등급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3교시 영어 영역은 지난해 수능보다는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평가됐다. 입시 전문가들은 "지난 6월 모의평가와 비슷하고 지난해 수능보다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6월 모의평가는 1등급 비율이 5.5%, 지난해 수능은 쉽게 출제돼 1등급 비율이 12.7% 수준이었다. 9월 모의평가에서도 1등급 비율은 5.5~12.7% 사이에 형성될 전망이다.
우 소장은 "문제 유형은 6월 모의평가, 작년 수능과 비슷했고 문장과 어휘 난이도 등이 작년 수능보다 상향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6월 모의평가보다 다소 쉽게 출제하려는 의도가 보였는데, 특히 3점짜리 빈칸문제가 다소 쉽게 출제돼 전체적인 지문 내용을 파악하면 정답을 찾는데 크게 어렵지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코로나19 이후 학생들의 학습량이 전체적으로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쉽지 않게 느꼈을 가능성이 있다"이라고 봤다.
이날 영어 영역 시험의 고난도 킬러문항으로는 함축된 의미를 추론하는 21번과 지문이 길고 어휘가 어려웠던 36번, 지문 내용이 어려운 39번 문항 등이 지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