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D.P.’ 구교환 “대세? 낯설고 신기해…멜로 연기 해보고파”

입력 2021-09-02 15:52 수정 2021-09-02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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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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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국 속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배우, 바로 구교환이다. 최근 3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모가디슈’와 넷플릭스 ‘킹덤: 아신전’에서 활약을 보여준 구교환은 기세를 몰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를 통해서도 존재감을 증명해냈다.

지난달 27일 공개된 ‘D.P’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탈영병과 그들을 뒤쫓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아 평단과 시청자 모두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2014년 선임 병사들이 후임 병사를 집단 구타해 죽음에 이르게 일명 ‘윤 일병 사건’을 모티브로, 군내 폭력의 대물림 등 사회의 불편한 현실을 녹여내며 과거 군내 분위기 잘 살렸다는 평이다.

구교환은 극중 탈영병을 잡는 군무 이탈 체포조 D.P.에서 능글맞지만 따뜻한 성격의 조장 한호열로 변신했다.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독특한 음성을 무기로 구교환은 자칫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작품에 유쾌함을 추가, 오직 그만이 표현할 수 있는 상병 한호열을 만들어냈다.

2021년 가장 핫한 배우로 우뚝 선 구교환. 그 누구보다 뜨거운 한 해를 보내고 있는 그를 2일 오후 화상으로 만났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사진제공=넷플릭스)

Q. 대세로 주목받고 있는 소감은

-많이 낯설고 신기하다. 앞으로 더 할 수 있을 거란 용기가 생긴다.

Q. 호열 역은 원작에는 존재하지 않는 캐릭터다

-한준희 감독과 오랜 친구사이다. 감독님이 오랫동안 저를 지켜봐온 모습과 한호열의 모습을 잘 섞어주신 것 같다. 제 나름대로 낯선모습을 연기했지만, 어떤 장면에서는 나와 가까운 모습의 연기도 선보였다. 호열이의 농담들은 평소에 감독과 주고받았던 유머에서 많이 나왔다. 원작에 없던 캐릭터라는 것이 오히려 부담감에서 벗어나게 해줬다. 캐릭터가 어떻게 비춰질까 기대감과 궁금증이 있었다.

Q. 매니저가 실제 D.P. 출신이라 취재를 할 수 있었다고

-취재는 거창하고, 이야기를 나눈 정도다. 결국 D.P.가 특별한 게 아니라 우리 주변의 인물이더라. 오히려 더 특별하다 생각하고 접근하진 않았다. 우리의 주변인이라 생각하고 캐릭터에 다가갔다.

Q. 작품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한준희 감독의 단편작부터 최근 전작까지 오랫동안 관객, 팬으로서 봐왔다. 저분의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고 생각해오며 계속 기다렸다. 사적인 관계도 있지만 사적으로 친하다고 해서 작품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시나리오 주셨을 때 기분이 너무 좋았다.

Q. 호열 또한 사연이 많아 보이는데, 시즌 2에서 기대할 수 있을지

-김보통 작가와 한준희 감독님에게 문의해라.(웃음) 나는 감독님 시나리오 안에서 그 글을 옮기는 역할이라서 어떤 글이 오든 감독님의 이야기를 잘 전달하는 게 내 목적이다.

Q. 호열의 과거사가 작품에서 많이 드러나지 않는다

-전사에 대해서 뭔가를 정확하게 들고 연기하지 않는다. 나는 전사를 많이 만드는 편이다. 마블 유니버스처럼 세계를 많이 만들어놓고 장면마다 한호열의 과거, 미래를 정해놓고 들어갔다. 예를 들어 호열이 준호를 집에 초대했을 때, 호열이 굉장히 외로울 거라 생각했다. 이제 친구가 생긴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한호열이 자신의 집에 누군가를 초대하는 건 어려운 일이고, 용기를 내는 일인 것 같았다. 그 장면이 나에게는 굉장히 따뜻하기도 했고, 한편으로 한호열에게 잘했다고 머리를 쓰다듬고 싶은 마음이었다.

Q. 탈영병의 현실과 군 내 괴롭힘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나도 관객들과 시청자들과 같은 마음으로 봤다. 먹먹했고, 그래서 더 호열 역할을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Q. 무거운 이야기에 한호열의 밝음이 극의 흐름에 튀지 않을까 걱정은 없었나

-아마 그 부분은 내가 톤을 조절할 수 있는 지점이 아닌 것 같다. 감독님께서 주신 확신과 믿음이 컸던 것 같다. 감독님은 전체를 보고 계셨고, 나는 호열로서 그 장면에 존재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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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실제로 자신의 군생활을 캐릭터에 녹이기도 했다고

-실제 나도 군생활에서 호열과 비슷한 기질이 있었다. 그 기질은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도 이어오고 있다. 잔잔히 유머를 펼치고 싶어하는 마음이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고, 관계에 있어서 유머를 자주 구사해야 한다는 것이 나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인생 철학이다.

Q. 정해인과의 브로맨스 케미는 어땠나

-정해인 배우는 테이크마다 그 짧은 집중력이 좋았다. 저희가 영화에서 사용되는 것은 A컷이지만, 사실 다른 테이크들도 보여드리고 싶을 정도로, 다르고 경직되지 않게 진행된 것들이 많았다. 현장에 가서도 어떤 재밌는 장면을 함께 만들까라는 설렘이 컸다.

Q. 김성균, 정해인 배우와의 호흡도 좋았다

-배우 대 배우로서 좋은 점은 우리가 서로 발견했던 것 같은데 (그 중에 최고는) 친밀함이었다. 저도 친밀함을 짧은 시간에 발견한다는 게 놀라웠다. 당장 갑자기 한준희 감독님이 한 장면을 가지고 오시고 그 장면을 셋이서 연기를 해봐라고 해도 지금 당장 어색하게 만들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친밀함이 든다. 저한테 많은 영감과 배움을 줬던 배우들이다.

Q. 황장수 역을 연기한 신승호 배우의 연기를 보며 자극을 받은 부분이 있었나

-한호열이 내무반에 들어오면서 본격적으로 등장을 했다. 그때 신승호 배우에게 묻어갔다. 그 에너지를 받아서 돌려주기만 하면 되는 장면이었다. 나도 그 장면을 연기하면서 놀라웠다. 이 배우가 나에게 에너지를 주면 줄수록, 우리가 같이 서로 탁구를 하듯이 스포츠 경기를 하듯이 하는 장면을 만든다는 게. 우리의 관계를 잘 소개해줄 수 있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연기를 너무 잘한다.

Q. ‘D.P’가 여성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이유는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나

-제가 ‘D.P.’가 특별하지 않다고 생각한 것처럼 이 시나리오의 이야기도 특별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고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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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관찰 예능 출연을 기다리는 팬들도 많다

-아직은 작품으로 더 인사드리고 싶은 마음이다. 마음의 준비가 안됐다. 지금 관찰해달라.(웃음)

Q. 작품을 선택하는 본인만의 기준이 있나

-호기심이다. 나 자신이 궁금한 인물들을 선택한다. 보통 지금까지 선택 당했고, 앞으로도 선택 당하는 게 배우로서의 내 일인 것 같다.

Q. 군생활을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건강해라. 건강이 1등이다.

Q. ‘D.P.’를 통해 성장한 부분이나 새롭게 알게 된 부분이 있다면

-현장이 조금 더 친밀해졌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에도 친했지만 이제는 베스트 프렌드가 될 수 있는 현장이었다. 그렇지만 익숙해지는 건 피하려고 한다.

Q. ‘D.P.’는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나

-호열은 제가 가장 오래 함께 지냈던 인물이다. 물리적인 것으로 캐릭터를 분류할 수 없지만 긴 러닝타임 동안 함께 했던 캐릭터는 처음이어서 더 많이 알았던 인물이었고 더 알아가고 싶었던 캐릭터였다.

Q.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연기는

-멜로 연기를 해보고 싶다.

Q. 구교환을 나만 아는 배우이고 싶었는데 점점 멀어진다는 팬들의 아쉬운 반응도 있다

-이런 프러포즈는 처음 받아봤다. 이것도 나를 응원해주는 방식인 것 같다. 팬들이 정말 서운해하는 게 아니라 일종의 마음 표현인 것 같다.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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