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총파업 철회…간호사 인력기준 마련하고 생명안전수당 도입

입력 2021-09-02 15:08 수정 2021-09-02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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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이해당사자 빠진 '권한 없는 합의'…실행 가능성 미지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1일 저녁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앞에서 총파업 전야제를 준비하고 있다. (세종=김지영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1일 저녁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앞에서 총파업 전야제를 준비하고 있다. (세종=김지영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이 2일 예정했던 총파업을 철회했다. 보건복지부와 보건의료노조는 총파업 철회 조건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감염병 전담병원 인력기준을 마련하고, 감염병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 등에 대해 생명안전수당을 제도화하기로 합의했다.

◇내년부터 간호인력 처우개선 단계적 추진

복지부와 보건의료노조의 제13차 노정협의 합의문에 따르면, 정부는 9월까지 코로나19 중증도별 간호사 배치기준을 마련하고, 10월까지 세부 실행방안을 마련한다. 여기에 간호사 등 감염병 대응 의료인력에 대해 생명안전수당(감염관리수당) 지급을 제도화한다. 내년 1월 시행을 목표로 하반기 정기국회에서 입법·예산 확보를 마무리하도록 노력한다.

더불어 간호인력 처우 개선을 위해 간호등급 차등제를 ‘간호사 1인당 실제 환자 수 기준’으로 상향 개편하고,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확대 시행한다. 또 교육전담간호사 제도를 내년부터 시행하고, 야간간호료 및 야간전담간호사관리료를 내년 1월부터 모든 의료기관에 적용한다. 간호사 교대제와 관련해서도 합리적인 개선안을 마련해 내년 3월 내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공공의료 확충 차원에선 권역 감염병 전문병원 3개소를 추가 설립한다. 또 2025년까지 70여 개 중진료권마다 1개 이상 책임의료기관을 조속히 지정·운영하고, 이를 위한 공공병원 설립의 예비타당성조사가 면제될 수 있도록 재정당국과 협의해 예타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권한 없는 합의…실행 가능성 미지수

다만 이번 합의는 한계가 뚜렷하다. 핵심 이해당사자들이 빠진 ‘권한 없는 합의’란 점에서다. 보건의료노조는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간호사협회 등 분야별 직능단체가 아닌 보건의료기관 소속 근로자단체다. 따라서 특정 분야나 직능을 대표하지 않는다.

이번 합의문에는 보건의료 종사자 처우개선뿐 아니라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 지역의사제도 도입 등 의사 증원방안도 포함됐다. 하지만 의사 증원은 이미 이해당사집단인 의협의 반발로 추진이 중단된 상태다. 보건의료노조와 합의가 효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본인부담상한제 개선, 재난적의료비 지원 강화 등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의결이, 예타 제도 개선은 기획재정부동의가 각각 필요하다. 국립대병원 소관부처 이관은 국회 입법 사안이다.

특히 내년도 예산안은 이미 국회에 제출된 상태다. 당장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한 사업 예산들을 예산에 반영하려면 국회 동의가 필수적이다.

이창준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2일 중앙사고수습본부 백브리핑에서 “예산 투입이나 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당정협의 등을 거치게 돼 있어서 당정에서 여러 내용이 달라질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타 부처와 이견도 반영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국립대병원을 복지부로 이관하는 것은 교육부와 입장 차가 있어서 그런 부분은 국회 논의 과정에서 여러 변동 가능성이 있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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