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규제 울고 웃는 한국]②텐센트 때리기 나선 중국 정부…국내 시장 유탄 맞을라

입력 2021-09-0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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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 청소년 대상 게임 시간 제한 규제 발표

(사진제공=대한민국 게임백서 2020)
(사진제공=대한민국 게임백서 2020)

중국 정부가 게임을 정신적 아편에 비유하면서 강력한 규제를 통해 게임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청소년들의 게임 시간을 제한하고 퍼블리셔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면서 통제에 나선 모습이다.

국내 시장은 텐센트의 영향력이 중국을 벗어나 국내 시장으로 쏠리면 국내 게임업계가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청소년 대상 휴일 1시간씩만 게임 허용 = 4일 이투데이 취재결과 중국 정부는 최근 18세 미만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금·토·일요일 휴일에만 일일 1시간씩 온라인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규제를 발표했다.

규제에 따르면 중국의 청소년들은 휴일 오후 8시부터 9시까지 총 1시간만 온라인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은 모두 청소년들의 온라인 게임이 금지된다.

앞서 중국은 청소년들의 게임 이용 시간을 휴일 3시간, 이외에는 1.5시간으로 제한했다. 이때는 게임 이용 시간대를 특정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번 규제로 인해 업계에서는 사실상 청소년 게임 금지법과 다름없다고 평가한다.

게임 규제는 중국이 IT기업에 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지난달 온라인 게임을 ‘정신적 아편’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해 중국 게임업체 텐센트와 국내 게임업계의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중국의 게임 때리기는 진행형이다.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텐센트를 대상으로 약 100억 위안(약 1조7129억 원) 상당의 벌금을 부과할 준비를 하고 있다. 중국 내 IT기업들이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정부 통제를 벗어나려 하자 중국 정부는 독점금지법 내세우며 압박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텐센트는 3월 초 약 1005조 원의 시가총액을 기록했지만 최근 미국과 중국의 압박에 시달리면서 9월 1일 기준 약 701조 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텐센트가 해외 게임 시장 입지가 흔들리는 것에 관해 “텐센트가 인수합병을 통해서만 커진 기업”이라며 “게임사로서 중국을 벗어나지 못하고 역량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전 세계 게임시장 눈 돌리는 텐센트 = 텐센트는 중국 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중국 정부가 규제 강화를 지속하자 해외 시장 공략이 하나의 복안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텐센트는 전 세계 게임 시장에서 ‘큰손’으로 꼽히는 기업이다. 중국 인터넷 대기업으로 성장한 텐센트가 한국뿐만 아니라 여타 해외 시장까지 영역을 확장한 바 있다. 지난해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기업만 해도 일본, 노르웨이, 프랑스, 스웨덴, 미국 등 전세계 20곳이 넘는다. 한국에서 3년 연속 PC방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 개발사인 미국의 라이엇게임즈도, 전 세계적으로 유저들을 확보한 ‘클래시 오브 클랜’을 개발한 핀란드의 슈퍼셀도 텐센트가 인수했다. 그야말로 전 세계 게임 시장이 텐센트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시장에선 텐센트의 자본력의 국내 침투 가속 가능성을 우려한다. 텐센트는 현재 국내 빅3중 하나인 넷마블의 3대 주주이며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배틀그라운드’ 개발사 크래프톤의 2대 주주다. 이외에도 카카오, 카카오게임즈, 네시삼십삼분 등 다양한 IT기업에 투자하며 주요 주주에 등극했다. 올해는 국내 중소 게임 개발사까지 투자영역이 확대되기도 했다.

다수의 한국 게임 업체는 그동안 중국 정부의 외국 게임 배척으로 인해 더딘 성장을 보였고 거대 자본을 짊어진 텐센트는 앞으로 한국 시장을 더욱 잠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한국 게임의 중국 진출길이 열렸다고는 하나, 아직 미세한 바늘구멍을 통과한 것이 지나지 않는다”라며 “한국 시장에는 텐센트가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을 정도로 깊숙이 들어와 있어 이를 규제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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