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부터 초대형 가스 운반선 2척 투입…암모니아·LPG 글로벌 운송
현대글로비스가 초대형 가스 운반선(VLGC·Very Large Gas Carrier)을 투입하며 가스 해상운송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현대글로비스는 세계 3대 원자재 거래 기업인 ‘트라피구라(Trafigura)’와 운송 계약을 맺고 오는 2024년부터 암모니아 및 액화석유가스(LPG) 해상운송에 나선다고 6일 밝혔다.
트라피구라는 스위스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으로 석유, 가스, 광물, 비철금속 등을 취급하는 원자재 거래 회사다. 2020년 기준 약 173조 원의 매출과 3조4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글로벌 업계 3위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계약을 계기로 가스 운송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현대글로비스는 최대 10년간 글로벌 수요처에 암모니아 및 LPG를 운송하며 '수소 밸류 체인' 구축을 위한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번 사업을 위해 약 2000억 원을 투자해 VLGC 2척을 건조하고 글로벌 해상운송시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신조 선박은 적재 규모 8만6000㎥의 초대형으로 글로벌 가스 운반선 가운데 최대 수준에 달할 전망이다.
통상 LPG 위주로 운송하는 기존 가스선과 달리 현대글로비스 VLGC는 화물창을 특수 재질로 제작하여 암모니아까지 운송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암모니아를 선적할 수 있는 VLGC는 20여 척 내외(VLGC 전체 선대의 10% 이하)로 알려져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선박이 인도되는 오는 2024년부터 최대 10년간 글로벌 수요처에 암모니아와 LPG 등 가스를 안정적으로 장기 운송할 계획이다.
현대글로비스는 특히 현 기술 수준에서 가장 효율성이 높은 수소 저장·운송 매개체로 꼽히는 암모니아의 해상운송에 주목하고 있다.
수소의 운송과 저장을 위해서는 기체 상태의 수소를 액체로 바꿔야 한다. 기체수소는 운송 용량이 제한적이고, 액화 수소(영하 253도 극저온 조건에서 액체 상태인 수소) 방식은 저장 밀도가 낮고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한계가 있다.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암모니아다. 수소에 질소를 결합하면 암모니아가 된다. 암모니아는 액화 수소와 달리 상온에서 비교적 쉽게 액화하며 단위 부피당 1.7배 수소를 더 많이 저장할 수 있어 대량 운송이 쉽다.
일본, 호주 등 여러 나라에서 그린 암모니아 상용화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우리 정부 역시 암모니아 도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한다. 정부는 수소 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따라 수소 공급을 2030년까지 194만 톤, 2040년까지 526만 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글로벌 원자재 기업과 장기 계약을 통해 가스 해상운송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게 됐다”라며 “청정 수소 인프라 구축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액화 수소까지 운송을 추진해 글로벌 수소 유통 주도권을 선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