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 민간기업과 손잡고 외국 유료도로 인수 추진

입력 2021-09-06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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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건설 대신 운영권 인수, 수익성 낮지만 리스크 없어

(사진제공=한국도로공사)
(사진제공=한국도로공사)
한국도로공사가 민간기업과 손잡고 해외 유료도로 운영관리(O&M) 사업 추진에 나선다.

도로공사는 5일 민관 공동으로 해외 유료도로 운영권을 인수하는 신규 해외투자개발 사업을 통해 해외수주 확대 등 침체된 건설시장 판로개척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신규 해외투자개발 사업은 올해 7월 정부가 발표한 ‘해외수주 활력제고 및 고도화 방안’ 중 인프라 공기업의 디벨로퍼 모델을 도로 분야에 시범 적용하는 것이다. 분야별 공기업이 대규모 해외개발사업의 총괄기획, 지분투자 등 종합 개발사업자 역할을 수행하면서 민간의 해외 진출을 견인하는 방식이다.

이 사업은 운영 중인 해외 유료도로의 운영권을 인수하는 방법(Brownfield)으로 도로 등 인프라를 신설하고 운영하는 기존 방법(Greenfield)과 비교하면 수익성은 다소 낮다. 하지만, 건설 및 자금조달 책임 등 리스크가 거의 없으며 인수 후 바로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의 경우 서울양양고속도로,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용인서울고속도로, 논산천안고속도로 등 민자사업에 투자해 이용요금 등으로 수익을 내는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가 대표적인 예다.

여기서 브라운필드(Brownfield) 투자는 해외에 진출한 기업이 현지 기업이나 시설을 인수합병(M&A) 방식으로 투자하는 것을 일컫는 말로 외국인 직접투자(FDI)의 한 형태다. 기존 기업이나 시설을 이용하기 때문에 초기 설립 비용이 적고 투자 후 조기에 정상 조업이 가능하다. 반면 그린필드(Greenfield) 투자는 해외 진출 기업이 투자 대상국 용지를 직접 매입하고 공장이나 사업장을 새로 짓는 방식의 투자다. 이 방식은 비용이 많이 들고 정상 조업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직접 생산 시설을 통제할 수 있고 최신 생산 기술과 경영 기법을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투자 대상국 입장에서 신규 고용 창출과 기술 이전 등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도로공사는 사업을 발굴·주관하고,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건설협회는 운영권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지원하며, 건설사 등 민간기업은 도로개량·유지관리를 담당하게 된다.

도로공사는 고속도로 유지관리 경력이 없는 민간 건설사에 도로운영에 관한 사업관리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해 민간 건설사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지원할 계획도 갖고 있다.

앞서 이달 1일 국토교통부와 도로공사는 정부세종컨벤션 센터에서‘해외도로 투자개발사업 추진 간담회’를 개최해 참여사들과 함께 사업설명 및 협력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국토부는 공공기관과 민간기업 각각의 역할분담을 통한 새로운 방식 추진은 좋은 사례라고 보고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관심을 두고 지원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도로공사는 정부 정책에 발맞춰 사업을 주도해 성공적 사례로 만들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국내 건설사에는 운영사업에 대한 실적(Track record)을 확보하고, 중소·중견기업에는 해외 진출 기회를 터 줄 것으로 예상했다. 도로공사는 첫 사업 성공이 가장 중요하므로 신중하게 사업 리스크를 검토해 차질 없이 진행하기로 했다.

수출입은행도 해외사업 투자 관련 적극적 지원 의사를 밝혔다. 대상 사업의 현금 흐름 등이 중요하므로 안정적인 사업 발굴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KIND는 신규사업 중심의 민관협력사업(PPP)에서 운영 중 사업 인수 추진은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가한 민간기업인 대우건설은 건설시장 트렌드가 도급 위주에서 투자개발사업으로 변화함에 따라 도공이 추진하는 운영 중 사업 인수는 민간기업 입장에서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팀 코리아 구성 시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도로공사는 2005년 캄보디아 도로 시공감리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41개국, 179건의 사업을 민간기업과 함께 진행한 바 있다. 현재도 14개국에서 22개 사업, 4406억 원(도로공사 투자 1593억 원) 규모의 해외 사업을 수행 중이다. 특히, 현재 건설 중인 방글라데시 파드마대교 건설사업이 2023년 7월께 마무리되면 해당 교량에 대한 운영 및 유지관리 사업의 독점적 수의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도로교통 인프라 투자가 활발한 아시아, 중남미 지역을 대상으로 적합한 후보군을 발굴해 사업성 검토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도로 분야에 대한 대규모 해외개발사업의 총괄 기획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해 민간의 해외 진출을 견인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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