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의 약 88%가 1인당 25만 원씩 받는 5차 재난지원금(상생국민지원금)이 7일부터 본격적으로 지급되는 가운데, 자영업자·소상공인 사이에서는 소비 진작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가 여전한 상황에서 대면 소비 위주의 재난지원금 사용이 정부가 기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소득 하위 88%의 2018만 가구를 대상으로 한 11조 원 규모의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 신청은 6일 오전 9시부터 시작된다. 정부는 이번 5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통해 코로나19 장기화로 침체된 경기를 진작하면서도 자영업자‧소상공인 등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5월 전 국민을 대상으로 4인 가족 기준 100만 원의 1차 재난지원금(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한 바 있다. 이번 5차 재난지원금은 전 국민에게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소득 하위 88%를 대상으로 지급되며, 지난해 재산세 과세표준 합계액이 9억 원을 초과하는 등 고액의 자산을 보유한 경우에는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이 다르다.
특히, 이번 지원금은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자영업자·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으로 사용처를 한정했다. 이마트 등 대형마트나 스타벅스와 같은 프랜차이즈 직영점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들이 이번 재난지원금의 소비 진작 효과를 기대하는 이유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소한 대형 마트나 온라인에서 쓸 돈을 동네 골목상권이나 영세 자영업자에게 쓸 것이기 때문에 경기 회복 흐름을 도와주는 승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거리두기가 완화되면 효과가 더 있을 수는 있지만, 지난해와는 회복 양상이 다르기 때문에 효과가 어느 정도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전 국민에게 지급됐던 1차 재난지원금의 효과가 다소 한정적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지원금의 효과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지난해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공개한 '1차 긴급재난지원금 정책의 효과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1차 재난지원금 14조2000억 원 가운데 신용·체크카드 매출액 증가 효과는 약 4조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투입된 재원 대비 약 30%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이마저도 코로나19 피해가 극심한 대면 서비스 업종은 상대적으로 효과가 크지 않았다. 업종별로 보면 편의점·마트·식료품 등 필수재는 지원금 지급 이후 8.0%포인트(P)의 매출액 증대 효과를 봤다. 반면, 대면서비스업과 음식업의 매출 증대 효과는 각각 3.6%P와 3.0%P에 그쳤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감염을 우려하는 소비자들이 대면서비스 소비를 꺼리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1차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 코로나19 상황이 지금보다 양호했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1차 지원금이 지급되기 시작했던 지난해 5월의 일평균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20명대에 불과했다. 반면, 현재 신규 확진자 수는 6일 0시 기준으로 1375명에 달한다. 확진자가 더욱 많이 발생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강화된 상황에서 소비 효과는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원금이 아예 효과가 없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소득이 낮은 계층이나 취약계층한테 사용하는 게 효과가 더 높다"며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대면 소비가 늘어나기가 어려운 국면이어서 자영업자 등에 지원금을 직접 지원하는 것이 효과는 더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