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연구ㆍ개발(R&D) 인재 채용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자율주행, 로보틱스, 커넥티드카 등 차세대 모빌리티 분야에 핵심적인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연구개발본부에서 일할 신입사원을 세 자릿수 규모로 채용한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채용은 △차량개발 프로젝트 관리 △연구개발 기획/경영 △차량 아키텍처 개발 △UX/HMI(사용자 환경) 개발 △샤시 시스템 개발 △바디 시스템 개발 △차량 성능 평가 및 개발 △차량 재료 개발 △배터리 시스템 개발 △전동화 시스템 개발 △연료전지 시스템 개발 △전자제어 시스템 개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개발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 △버추얼 개발(차량/전동화 시스템) △엔지니어링 데이터 관리 및 플랫폼 개발 △로보틱스 △기초선행연구 △상용 차량 개발 등 총 19개 분야에서 진행된다. 접수는 27일까지다.
현대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오프라인 채용설명회 개최가 어려워지자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Gathertown)’을 활용한 온라인 채용 설명회도 9~10일 진행한다. 메타버스 안에서 신기술ㆍ신차종 관람, 직무에 대해 심층적으로 알려주는 직무레터 및 직무소개 영상, 직무별 상담 부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참가 희망자는 8일까지 ‘현대차 연구개발본부 채용 홍보 페이지’에서 사전접수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현대차는 2019년 공채를 폐지한 뒤 현업 부서의 필요에 따라 인력을 충원해왔다. 그중에서도 연구개발본부의 인재 채용은 수시로 이어졌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연구개발본부 산하 수소연료전지, 배터리 등 62개 직무에서 신입, 경력사원 채용이 있었고, 같은 해 하반기에도 세 자릿수 규모로 신입사원을 뽑았다. 올해 들어서도 4월에 연구개발본부 전 부문에서 신입, 인턴사원을 대거 채용했다. 이후 5개월여 만에 재차 인재 수혈에 나선 것이다.
현대차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부상한 UAM(도심항공교통) 부문도 경력 연구원 채용에 나섰다.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그룹 미래 사업의 50%는 자동차, 30%는 UAM, 20%는 로보틱스가 맡을 것”이라며 UAM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UAM사업부는 현재 △비행체 체계 종합 △전동화 파워트레인 통합 △수소연료전지 항공용 파워트레인 개발 △사업개발 △비행체 시스템 신뢰도 예측 및 분석 △UAM 선행기술 개발 △BMS 소프트웨어 개발 등 9개 부문에서 경력 연구직을 뽑고 있다.
현대차는 2019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 출신 신재원 박사를 영입하고 새로 만든 UAM사업부를 맡겼다. 이후 지난해에 두 차례에 걸쳐 대규모 인력을 확충하는 등 그룹 차원에서 UAM 부문에 힘을 싣고 있다. 최근에는 지난해 6월 현대차가 미국에 설립한 제네시스 에어 모빌리티(Genesis Air Mobility LLC) 법인의 지분을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가 나눠 가지며 유기적인 협력 체계도 갖췄다.
인공지능(AI)과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인재 모집에 적극적이다. 현대차는 ‘에어스(AIRS)컴퍼니’를 중심으로 경력 연구원을 채용 중이다. 에어스 컴퍼니는 인공지능 기술을 연구하고 관련 서비스를 개발하는 사내독립기업(CIC)이다. 서울 은평구에서 공식 서비스를 시작한 수요응답형 버스 ‘셔클’, 차량용 음성 인식 서비스 등을 집중적으로 연구한다. 에어스 컴퍼니가 채용 중인 부문은 소프트웨어 개발부터 사업 기획, 운영, 데이터 분석에 이르기까지 20개가 넘는다.
자동차 산업 변화에 맞춰 미래 모빌리티 전환에 속도를 내기 위해 현대차의 인재 영입 속도전은 계속될 전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대규모 신입 채용은 현대차의 새로운 장을 이끌어갈 핵심 인재 확보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서 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 연구개발부문 우수 인재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