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거래분석원' 출범 물건너 가나… 관련 법안 국회서 '낮잠'

입력 2021-09-07 14:43 수정 2021-09-0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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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개월째 여야 간 논의 이뤄지지 않고 있어
野 “부동산 정상화 등 현안 해결 급선무”

▲부동산거래분석원 설치에 필요한 근거 법안들이 국회에 발의된 지 수개월이 지났으나 여야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현 정부 임기 내 도입은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서울 강남의 공인중개업소 밀집 상가 모습. (이동욱 기자 toto@)
▲부동산거래분석원 설치에 필요한 근거 법안들이 국회에 발의된 지 수개월이 지났으나 여야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현 정부 임기 내 도입은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서울 강남의 공인중개업소 밀집 상가 모습. (이동욱 기자 toto@)
부동산 거래에 대한 자금 조달 등을 조사하는 '부동산거래분석원' 설치 논의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거래분석원 설치에 필요한 근거 법안들이 국회에 발의된 지 수개월이 지났으나 여야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현 정부 임기 내 도입은 물 건너갔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7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이 대표 발의한 ‘부동산 거래 신고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1일 상정했다.

이번 개정안은 국토교통부 산하에 부동산거래분석원을 두는 것이 골자다. 거래분석원은 이상 거래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각 담당기관에 법인 사업자등록 정보와 과세정보·금융거래정보 등을 요청할 수 있다. 미공개 개발 정보를 누설하거나 시세를 조작할 경우 조사를 통해 몰수나 추징도 가능하다.

개정안이 발의된 지 수일이 지났으나 여야 간 의견 교환 등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개정안은 현재 전체회의에 상정된 상태로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하면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하지만 자세한 일정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국토위 야당 측은 “시장을 자율적으로 놔둬도 원활하게 자정 작용이 이뤄질 수 있는데 시시콜콜 다 들여다보고 일일이 신고하면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고 정부 행정력도 부족하다”며 “부동산 시장 정상화 등 현안 해결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 진성준 의원이 지난해 11월 ‘부동산 거래 및 부동산 서비스 산업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발의했지만 이후 단 한 차례도 상임위원회에서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국회법 58조에 따르면 제정안은 공청회나 청문회를 개최해야 하는데, 법안 발의 10개월이 되도록 공청회조차 열지 못하고 있다. 국토위 여당 측은 “근본적으로 양당 간의 동의가 있어야 심의할 수 있는데 공청회 일정도 못 잡은 상태”라며 “야당 쪽에선 부동산 시장을 과도하게 감시하고 옥죄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여당이 부동산 감시기구 설치를 밀어붙일 경우 시장 반발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내다봤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정부가 최근 집값 급등 원인을 공급 부족이 아닌 투기세력으로 돌리고 있다”며 “부동산 감시기구가 설치되면 시장을 더욱 위축시켜 원활한 공급을 저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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