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50나노 공정 2기가비트 DDR3 D램을 최초 개발한 데 이어, 5개월 만에 두 배 용량인 4기가비트 DDR3 D램 제품을 내놓았다고 29일 밝혔다.
4기가비트 DDR3 D램은 50나노 공정 및 저전력 설계 기술을 적용해 1.35V에서 최대 1.6Gbps(초당 1,600메가비트)의 데이터 처리 속도를 구현함으로써, 기존 DDR3 D램 1.5V 동작 대비 약20% 정도 성능이 향상됐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4기가비트 DDR3 D램의 양산시기는 늦출 예정이다. 메모리시장 상황이 안 좋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장 상황 보면서 양산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라면서 “개발 후 양산까지 1년이 걸리는 때도 있다”며 양산시기를 상당히 늦출 것임을 시사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9월 개발한 2기가비트 DDR3 D램을 두 달 후인 11월부터 양산에 들어간 것과 대비된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PC시장 등에서 4기가 DDR3의 채택을 서두를만한 이슈가 없다고 설명했다.
교보증권 구자우 연구원은 “신제품을 개발하면 단가가 구제품 보다 올라가게 되는데 DDR2도 충분히 싼 현재의 시장상황에서는 DDR3라고 해서 프리미엄 가격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DDR2가 시장의 주류인 상황에서 더더군다나 4기가비트 DDR3를 구입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4기가비트 DDR3 D램 개발은 한동안 빛을 보지 못할 전망이다. 또 50나노 공정을 이용한 4기가비트 DDR3 D램의 양산시기 지연에 따라 원가경쟁력 강화효과도 반감될 공산이 커졌다.
4기가비트 DDR3 D램은 현재 판매중인 2기가비트 DDR3 D램에 비해 30%~40%의 원가절감 효과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원가경쟁력 유지ㆍ확대가 급한 삼성전자로서는 아쉬운 대목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최근 서버 시스템 당 메모리 탑재 용량이 매 2년마다 약 2배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고용량 메모리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올해 DDR3의 수요가 약 38억개로 전체 D램 시장에서 29%의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