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글로벌데이터 전문기업을 1700억 원에 인수하며 인수합병(M&A)을 통해 향후 100조 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는 글로벌데이터 시장 공략에 나선다.
KT는 말레이시아 쿠옥(Kuok) 그룹의 글로벌데이터 전문기업 ‘엡실론(Epsilon Global Communications Pte. Ltd)’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전날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인수는 대신증권의 자회사인 대신프라이빗에쿼티(대신PE)와 공동투자로 진행했다.
KT는 엡실론을 글로벌 통신의 필수 분야 기업에 대한 전략적 인수합병(Bolt-on M&A) 일환으로 삼았다. 인수 금액은 1억4500만 달러로 한국 돈으로는 약 1700억 원 수준이다. KT가 이처럼 큰 규모의 M&A에 나선 것은 10여 년 만이다.
엡실론은 2003년 설립돼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 통신사와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해외 분기 국사(PoP)를 기반으로 한 본사-지점 연결 글로벌데이터 서비스,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연결 서비스 등을 제공 중이다.
글로벌데이터는 국내외 고객과 해외통신사에 PoP, 데이터센터, 해저케이블 등 해외인프라에 기반을 둔 국제전용회선, 이더넷, 가상사설망(VPN), 소프트웨어 정의 광역 네트워크(SD-WAN) 등 플랫폼과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글로벌데이터 시장 규모는 72조 원이며 2025년까지 40%가량 성장해 100조 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KT는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글로벌데이터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인프라와 기술력을 가진 회사를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KT의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ㆍ세일즈 역량과 엡실론의 세계 네트워크, 영업거점, 기술력을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노리겠단 것이다.
또 KT는 엡실론 인수를 통해 글로벌데이터 인프라를 제공하는 지역과 고객을 기존의 아시아 중심에서 유럽과 미국 등으로 확장할 방침이다. 엡실론이 세계 주요 거점에 보유한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솔루션을 활용할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KT가 핵심 경쟁력을 갖춘 회선연결서비스에서 더욱 고도화한 데이터센터 간 연결(DCI), 이종클라우드 간 연동 등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
구현모 KT 대표는 “KT가 세계에 서비스 거점을 보유한 엡실론을 인수해 글로벌데이터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이를 통해 대한민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고 세계 글로벌데이터 시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아시아 최고의 디지코(DIGICO) 기업으로 도약해 KT의 기업가치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