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로스 vs. 블랙록, 중국 투자 놓고 신경전

입력 2021-09-09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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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스 “중국 투자 비극적 실수” 비판
블랙록 “중국 투자, 두 경제의 상호 연결에 기여” 반박

▲조지 소로스(왼쪽)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 회장과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 AP뉴시스
▲조지 소로스(왼쪽)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 회장과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 AP뉴시스
헤지펀드의 대부와 월가 거물이 중국 투자를 두고 정면충돌했다. 미·중 패권 경쟁이 이어지고 중국의 전방위적인 규제 움직임이 한창인 시점에 중국 베팅이 승산이 있느냐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는 것이다.

8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대변인은 소로스의 최근 논평에 대해 반박에 나섰다. 대변인은 “미국과 중국은 크고 복잡한 경제 관계에 있다”면서 “지난해 양국 간 상품·서비스의 총 교역액은 6000억 달러(약 701조 원)를 넘어섰고, 우리는 투자 활동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큰 두 경제에 상호 연결에 기여한다”고 말했다.

충돌의 시작은 헤지펀드 대부로 불리는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매니지먼드 회장의 기고 글이었다. 소로스는 지난 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한 글에서 “지금 중국에서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는 것은 비극적인 실수”라면서 “블랙록이 고객에게 손실을 입힐 가능성이 있으며 더 중요한 것은 미국과 다른 민주주의 국가의 국가 안보 이익을 훼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시진핑 주석은 모든 기업을 공산당의 도구로 만들고 있다”며 “블랙록이 시 주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오늘날 미국과 중국은 두 개의 통치 체제 사이에서 생사를 가르는 갈등에 놓여 있다”고도 했다.

블랙록은 중국 투자에 적극적인 월가 대표 투자사로 글로벌 투자사들의 중국 자산운용산업 진출을 주도하고 있다. 올해 초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주주 서한에서 “중국시장이 중국은 물론 해외 투자자들의 장기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중요한 기회”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블랙록은 비판을 쏟아낸 소로스 회장 보란 듯이 전날 중국에서 출시한 1호 뮤추얼펀드가 11만1000명의 현지 투자자들로부터 66억8000만 달러(약 1조210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유치해 펀드 클로징을 앞당겼다고 발표했다. 외국 기업이 중국 고객을 위한 뮤추얼 펀드를 중국에 출시한 것은 블랙록이 처음이다. 이날 블랙록 대변인은 “블랙록이 관리하는 자산 대부분은 은퇴자산”이라면서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블랙록 고객은 은퇴 목표 등을 달성하기 위해 중국을 포함해 광범위한 투자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로스가 중국 투자에 대해 경고의 목소리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달 30일 자 파이낸셜타임스(FT)에 실린 논평에 “시진핑의 중국에 투자한 사람들은 예상치 못한 자각을 하게 됐다”면서 “시 주석의 민간기업 규제 압박은 그가 시장 경제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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