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를 이용한 사기 사건의 수법이 다양해지고 있다. 초기에는 가상화폐에 투자하면 더 큰 액수를 돌려주겠다는 형태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거래소에서 직접 생성해 투자금을 받고 잠적하는 등의 방법이 등장했다.
검찰 수사관 출신 1호 변호사로 가상화폐 관련 형사소송 전문가인 신동협 법무법인(유한) 동인 변호사는 13일 "가상화폐 거래가 유행하기 시작한 2017년만 해도 투자 사기 사건이 많았다"면서 "지금은 특별한 경향 없이 가상화폐와 관련한 다양한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변호사는 "최근 가상화폐 선물거래로 큰 이익을 얻은 투자자가 이를 현금화하려고 하자 거래소 차원에서 이를 막은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거래소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곳인데, 투자를 중계한 사람이나 한국 측 대리인 모두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가상화폐 거래가 안전망이 없는 취약한 것임을 다시 느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다른 가상화폐 사기 유형으로 거래소의 '먹튀 사기'를 꼽았다.
그는 "일부 중소 거래소에서 직접 가상화폐를 만들어 투자를 받아 거래량과 가격을 올린 후 운영자가 보유하고 있던 물량을 판매해 차익을 실현하고 잠적했다"면서 "운영자 3명 중 2명이 사기 혐의로 구속된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거래소는 투자자의 돈으로 직원 월급을 주는 경우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신 변호사는 가상화폐 사기가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지만 법적 안전망이 미흡한 만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망하다는 가상화폐 투자 기회가 생겼다면 '왜 이런 행운이 나에게 오는지'를 깊이 생각해보는 게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25일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시행으로 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ISMS)을 받지 못한 가상화폐 거래소는 영업이 제한된다. 요건을 맞추지 못한 중소형 거래소의 줄 폐쇄가 예상돼 투자자의 피해도 클 것으로 보인다.
신 변호사는 "요건을 갖추지 못해 폐쇄된 거래소를 상대로 투자자가 소송을 제기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기망하려는 의도가 있어야 하는데 증명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금법 시행으로 투자금을 크게 잃는 것을 막으려면 보유하고 있는 가상화폐를 현금화하거나 메이저 코인으로 전환하는 것을 고려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