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영화제 황금사자상에 ‘레벤느망’...2년 연속 여성감독 작품 선정

입력 2021-09-12 10:36 수정 2021-09-12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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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회 베네치아국제영화제에서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레벤느망’의 오드리 디완 감독이 트로피를 높이 들어보이고 있다. 베네치아/UPI연합뉴스
▲제78회 베네치아국제영화제에서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레벤느망’의 오드리 디완 감독이 트로피를 높이 들어보이고 있다. 베네치아/UPI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폐막한 제78회 베네치아국제영화제에서 오드리 디완 감독의 ‘레벤느망(L’evenement)’이 경쟁 부문 최고상인 황금사자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해 ‘노마드랜드(Nomadland)’의 클로이 자오 감독에 이어 2년 연속 여성 감독의 작품이 황금사자상을 수상하게 된 것이다.

포브스에 따르면 레벤느망(영어 제목은 ‘HAPPENING·해프닝’)은 낙태가 불법이던 1963년 프랑스에서 의도치 않은 임신을 한 여대생 안느가 절망 상태에 빠져 낙태를 결심하기까지의 모습을 차분히 쫓는 내용이다. 여성만이 고통을 짊어지는 사회에 대한 분노가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봉준호 감독은 “심사위원단 만장일치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황금사자 트로피를 품에 안은 디완 감독은 주인공을 열연한 아나마리아 바르톨로메이를 무대 위로 불러 트로피를 건네며 뜨겁게 포옹했다. 디완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분노와 갈망, 내 배, 내 배짱, 내 마음과 내 머리로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은사자상(심사위원대상)에는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의 ‘(THE HAND OF GOD, 신의 손)’이 선정됐다. ‘THE GREAT BEAUTY/추억의 로마’로 미국 아카데미상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한 소렌티노 감독이 양친의 사고사라는 자신의 트라우마와 마주한 자전적 작품이다. ‘신의 손’은 영화제 현장에서 배포되는 영화 전문지의 기자·비평가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또 다른 은사자상(감독상)은 ‘더 파워 오브 더 도그(The Power of The Dog)’의 제인 캄피온 감독이 받았다. 미국 몬태나 주를 무대로 한 서부극이다. 카리스마적인 목장주가 동생의 처를 괴롭히는데, 그게 사랑해서였음을 나중에서야 깨닫게 된다는 이야기다.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키어스틴 던스트가 주연을 맡았다. 1993년 ‘피아노’로 여성 감독 최초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캄피온은 오랜만에 장편 작품으로 베네치아에서 최고상을 노렸으나 불발됐다.

이외에 심사위원특별상은 미켈란젤로 프람마르티노 감독의 ‘il Buco(일 부코)’, 남우주연상은 ‘온 더 잡: 더 미싱8’(On the job: The missing 8)에 출연한 필리핀 배우 존 아실라가, 여우주연상은 스페인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평행한 어머니들(Madres Paralelas)’의 페넬로페 크루즈가 각각 수상했다. 각본상은 감독 데뷔작인 영화 ‘더 로스트 도터(The Lost Daughter)’를 연출한 배우 출신 매기 질렌할에게 돌아갔다.

사실 이번 영화제 최고의 승자는 글로벌 스트리밍 업계 강자인 넷플릭스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넷플릭스에서 선보인 작품이 심사위원대상과 감독상, 남우주연상, 각본상 등 4개 부분을 휩쓸었기 때문이다.

봉준호 감독은 베네치아국제영화제 7인의 심사위원단을 이끈 최초의 한국인이다. 영화제 예술감독인 알베르토 바르베라는 “봉 감독은 전 세계 영화계에서 가장 진실되고 독창적인 목소리를 내는 한 명”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자오 감독은 올해 심사위원으로 베네치아에 돌아왔다.

▲제78회 베네치아국제영화제 심사위원단이 영화제 개막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알베르트 바르베라 영화제 감독, 신시아 에리보, 알렉산서 나나우, 봉준호(심사위원장), 비르지니에 에피라, 클로이 자오, 새러 게돈, 사베리오 크스탄조 순. EPA연합뉴스
▲제78회 베네치아국제영화제 심사위원단이 영화제 개막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알베르트 바르베라 영화제 감독, 신시아 에리보, 알렉산서 나나우, 봉준호(심사위원장), 비르지니에 에피라, 클로이 자오, 새러 게돈, 사베리오 크스탄조 순.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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