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1∼2025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보면 공기업·준정부기관 15곳은 올해 총 6조6787억 원 상당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3조3993억 원과 비교해 2배가 넘는다. 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하면서 규모가 일정 수준 이상인 26개 기관 중 절반이 넘는 곳이 적자라는 얘기다.
올해 적자를 예상한 공공기관은 한국전력과 남동·남부·중부·서부·동서발전·한국수력원자력 등 6개 자회사, 한국철도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석유공사, 국민체육진흥공단, 대한석탄공사, 광물자원공사, 인천항만공사, 산업단지공단 등이다.
우선 한전은 지난해 1조9515억 원의 흑자에서 올해 3조2677억 원의 순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수력원자력과 남동·남부·중부·서부·동서발전 등 6개 한전 자회사는 지난해 3329억 원의 순이익을 냈으나 올해는 7575억 원 상당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적이 크게 나빠진 이유는 전력 생산의 원료인 원유와 유연탄 등 원자재 가격이 올해 급등하고 온실가스 감축 등 투자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한국철도는 올해 1조1779억 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지난해 1조3427억 원 적자보다 규모는 줄어들지만, 여전히 1조 원 이상의 적자가 유지된다.
인천공항도 코로나19로 지난해 4229억 원 적자에서 올해 8320억 원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유가 하락 등 여파로 2조4392억 원의 적자를 내고 자본이 잠식됐던 석유공사는 올해도 3418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 자본잠식 상태인 한국석유공사·석탄공사·광물공사 등 3곳은 2025년에 이자 비용만 2조83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공사는 5년간 2조 원, 석탄공사와 광물공사는 각각 6500억 원, 1800억 원을 지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3개 기업은 과거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추진하면서 부채가 많이 늘어난 데다 저유가, 탄소중립 정책 확대, 석탄산업 쇠퇴 등 대내외 환경 변화 속에 당기순손실이 계속 누적되고 있다.
박성용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재무건전성이 매우 취약한 공공기관의 금융부채 관련 의사결정 사항을 주무부처 장관의 승인사항으로 상향 조정하거나 공공요금과 원가 사이의 괴리 축소, 중장기 재무관리계획 이행실적과 경영실적 평가 연계, 결산검사 대상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