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주요 중형 조선사 인력이 1년 만에 100명 이상 감소했다.
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실적 악화로 인력을 대거 채용할 수도 없다. 정부가 문제 해결을 위해 대책을 발표했지만, 실제로 효과를 볼지 미지수이다.
14일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케이조선(구 STX조선해양), 한진중공업(조선 부문)의 직원 수(기간제 근로자 포함)는 각각 917명, 981명이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각각 102명, 105명 감소했다.
대선조선(353명)은 9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다른 중형 조선사들의 근로자 수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조선업계는 예상한다.
인력 이탈은 오랫동안 이어진 경영 불확실성에 따른 결과다.
중형 조선사들은 2010년대 초중반 수주량 급감으로 경영 위기에 처하자 인력 규모를 감축했다. 일부 조선사들은 인수자를 찾고자 추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당장 일감이 많지 않은 상황도 인력 감소를 야기했다. 조선사들은 통상적으로 1년간 수주한 선박의 설계를 마치고 나서야 건조 작업에 들어간다.
중형 조선사들은 작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저조한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중형 조선사들의 수주량은 38만CGT(표준선환산톤수, 18척)에 불과하다. 2019년보다 29.7% 감소했다.
인력 감소세가 이어진다면 중형 조선사들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올해 수주한 선박을 건조할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중형 조선사들의 수주량은 82만CGT(43척)로 전년 동기 대비 350.6% 상승했다.
기술 개발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대기오염 규제 강화로 글로벌 조선사들이 최근 친환경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치명적이다.
인재를 채용할 여유도 없다. 조선용 후판 등 재료 가격 폭등으로 실적이 악화해서다.
케이조선의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액은 33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대선조선 또한 적자(-64억 원)에 머물렀다.
올해 따낸 수주가 실적에 반영되기까지 2년이 걸리는 만큼 조선사들은 당분간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적자 여파로 중형 조선사 대부분은 채용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한진중공업만 올해 7월 신입사원 채용공고를 냈다.
조선사들이 어려움을 겪자 정부는 대책을 마련했다.
정부는 9일 내년까지 8000명의 조선 신규 인력을 육성한다고 밝혔다. 조선사들이 신규 인력을 채용할 경우 2개월간 월 100만 원의 훈련수당도 지급한다.
이은창 산업연구원 박사는 “정책에 훈련비 지급 등 다양한 방안이 담겨 있지만, ‘조선업종 일자리가 안정적’이라는 인식이 생기기 전까지 조선사들은 채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