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15년째 휴일마다 폐품을 수집해 그 수익금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한 최복동(58) 소방위, 익사 위기에 처한 이웃의 생명을 구한 김현필(55) 경위, 이한나(36)씨, 정영화(31) 소방교도 'LG의인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박춘자 할머니는 열 살 무렵부터 50여 년 간 매일 남한산성 길목에서 등산객들에게 김밥을 팔아 모은 전 재산 6억3000만 원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모두 기부했다.
박 할머니는 3억3000만 원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3억 원은 장애인 거주시설인 ‘성남작은예수의집’ 건립금으로 쾌척했다.
이에 앞서 그는 마흔 살 무렵부터 40여 년 간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들을 위해 봉사 활동을 하기도 했다. 60대에 김밥 장사를 그만둔 후에는 11명의 지적 장애인들을 집으로 데려와 20여 년 간 친자식처럼 돌봤다.
올해 5월부터는 거주하던 월셋집 보증금 중 일부인 2000만 원마저 기부한 후 한 복지지설로 거처를 옮겨 생활하고 있다.
박 할머니는 사망 후 남을 재산마저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기부하겠다는 내용의 녹화유언도 남겼다.
박 할머니는 “남을 도울 때 가장 즐겁고, 장애인들 도울 땐 있던 걱정도 싹 사라진다”라고 담담히 소감을 밝혔다.
전남 담양소방서 최복동 소방위는 15년째 휴일마다 폐품을 수집한 수익금으로 지역사회의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주로 농촌 지역에서 근무한 최 소방위는 노인과 조손 가정, 장애인 등 어려운 이웃들을 자주 접하며 그들을 도울 방법을 고민하게 됐다.
이에 2006년부터 휴일마다 폐품을 수집해 매년 600만~700만 원의 수익금을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기부해왔고, 기부금은 어느덧 1억 원이 넘었다. 10여 년 전에는 폐품을 실을 중고 트럭을 사기도 했다.
최 소방위는 “직접 땀 흘려 노력한 대가를 기부할 수 있어 더 보람을 느낀다”라며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폐품을 모아 기부할 것”이라 밝혔다.
한편, 경북 포항남부경찰서 김현필 경위는 지난달 8일 야간 근무 중 30대 남성이 실종됐다는 신고를 받고 실종자의 휴대폰 GPS에 마지막으로 잡힌 형산강 섬안큰다리로 출동했다.
김 경위는 어둠 속에서 사람의 비명을 듣자마자 구명환을 끼고 10m 높이의 다리에서 물에 뛰어들어 30대 남성을 구조했다.
그는 “다리 밑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물속으로 뛰어들기에 두려움이 컸지만, 곧 서른 살이 되는 내 아들이 떠올라 용기를 냈다”고 밝혔다.
이한나씨는 지난달 4일 오후 6시경 두 자녀와 함께 전남 완도군 보길도 중리 해수욕장을 찾았다. 바닷물이 썰물로 바뀌며 어린이 두 명이 조류에 떠밀려가는 것을 목격한 이 씨는 50m를 헤엄쳐 탈진한 초등생 형제가 매달려있던 튜브를 해변으로 끌고 와 구조했다.
인명구조자격증 보유자로 어린이 수영강사로 일하고 있는 이씨는 “수심이 깊어 내심 긴장했지만, 엄마의 마음으로 구조할 수 있었다”라며 “아이들이 잘 버텨줘서 고마울 따름”이라 밝혔다.
대구동부소방서 정영화 소방교는 지난달 2일 오후 1시경 경북 포항 흥환해수욕장에서 휴가를 보내다 엎드린 채 바다 위에 떠 있는 한 남성을 목격했다.
사람이 물에 빠졌다는 것을 확인한 정 소방교는 망설임 없이 바다에 뛰어들어 그를 끌어냈으나 남성은 심정지 상태였다. 정 소방교는 구급차가 도착할 때까지 10여 분간 119 종합상황실 요원과 통화를 하며 심폐소생술을 이어갔다. 남성이 병원으로 이송될 때에는 스스로 호흡이 가능할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고, 이후 나흘 만에 의식을 되찾았다.
LG관계자는 “편안한 삶 대신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하고 베푸는 삶을 선택한 두 분의 숭고한 이웃사랑 정신과 얼굴도 모르는 이웃을 위해 위험을 불사하고 기꺼이 물에 뛰어든 시민들의 용기 있는 행동을 격려하기 위한 것”이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