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단지, 다른 전셋값' 서울 아파트 신규-갱신 전세가 9638만원 차이

입력 2021-09-14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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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도봉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서울 노원구·도봉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에서 재계약과 신규 계약 간 전셋값 차이가 1억 원 가까이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회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신고된 신규 전세 계약은 전세 재계약보다 평균 보증금이 9638만 원 비쌌다.

자치구별로 봐도 서울 시내 25개 구 전역에서 신규 계약 전셋값이 재계약보다 수천만 원 이상 차이 났다. 가장 격차가 큰 곳은 강남구로 신규 계약과 재계약 간 전세 시세 차이가 2억710만 원까지 벌어졌다. 차이가 가장 적은 구로구에서도 신규 계약 전세 시세가 재계약보다 4109만 원 비쌌다.

김 의원은 '이중가격 현상'이 심화하는 원인으로 지난해 도입된 임대차 2법(2+2년 계약 갱신 청구권제, 전·월세 5% 증액 상한제)를 지목했다. 임대차 2법이 도입되자 한 번 전세계약을 맺으면 최장 4년 동안 임대 수익률이 제한된다는 불안 심리가 임대인(집주인) 사이에 확산하면서 신규 전세 시세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반면 기존 세입자는 전셋값 증액 걱정 없이 2년 더 거주를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 문제는 지금처럼 전셋값이 계속 오르다간 재계약 기간이 끝나면 기존 세입자도 높아진 시세에 맞춰 새로 집을 구해야한다는 점이다.

김 의원은 “전세 이중가격이 고착화된 상황에서 세입자가 갱신청구권을 쓰고 난 다음 신규계약 때 더 많은 보증금을 부담해야 하니 결국 세입자의 고통은 더욱 커진다”며 “가격을 인위적으로 통제하다 보니 전세량이 줄고 시장 왜곡이 발생해 주거 안정을 해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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