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연합회가 혼란의 시기에 있었습니다. 자영업자에 대한 많은 목소리를 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합니다. 이제 저희가 소상공인들의 눈물을 닦아주겠습니다.”
최근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 회장으로 선출된 오세희 회장의 첫 행보는 전국자영업자비대위(자대위)와의 공동 기자회견이었다. 회장 선출로 내홍을 끝낸 소공연이 자대위와의 연합을 우선시한 것이다. 영업 제한 철폐 등을 요구한 소공연은 정부가 소상공인 요구를 외면할 시 강력 대응도 예고했다.
자대위는 과거 소공연의 집안싸움으로 목소리를 내기 힘든 상황에서 자영업자들이 스스로 만든 단체다. 그동안 이들은 서울, 부산 등 전국 지역 단위로 야간 차량 시위를 진행해 왔지만, 소공연은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었다.
소공연은 입장 정리 차원에서 14일 자대위와의 첫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소상공인들의 영업 제한 철폐 및 온전한 손실보상을 정부에 촉구했다.
이들은 정부에 △비대위 탄압 중지 △과도한 영업 제한 철폐 △소상공인 손실보상 촉구 △대출 만기연장ㆍ이자 상환 유예 △생활방역위원회ㆍ손실보상심의위원회 참여 보장 등 5대 요구사항을 천명했다.
오세희 소공연 회장은 최근 생활고 끝에 극단적 선택을 한 자영업자들의 사례를 말하며 “고통받는 소상공인ㆍ자영업자들 편에 서서 이분들의 눈물과 절규를 대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의 목적에 대해 오 회장은 “소상공인연합회가 자영업 비대위와 함께하며 소상공인들의 목소리를 더 크게 모아나가겠다는 선언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공연에 따르면 자영업자들은 지난 1년 6개월 동안 66조 원이 넘는 빚을 떠안았고, 45만3000개, 하루 평균 1000여 개 매장이 폐업했다.
김기홍 자대위 공동대표는 “영업중지와 시간제한만이 영업제한이 아니다”라며 “업종에 따라 사실상 집합금지와 다름없는 인원 제한 및 영업행태 제한의 경우도 반드시 손실보상의 범위에 포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부가세를 현행 10%에서 5%로 한시적으로 인하하고, 전기세ㆍ수도료 등 간접세 비용의 한시적 절감도 요구했다. 이어 대출 만기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 조치를 즉시 시행하고, 정책자금 대출 또한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문 낭독이 끝난 후 이창호 전국호프연합회 회장은 “직장인들은 회사를 관두게 되면 급여가 ‘제로’에서 시작하지만, 자영업자는 영업을 멈추면 내부 고정지출로 마이너스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다”며 “단순히 지원금이 아닌 생존의 갈림길에 있는 자영업자들이 자생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오세희 소공연 회장은 “정부가 조속한 시일 내에 입장을 밝혀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정부가 이번마저 소상공인들의 목소리를 외면한다면 차량시위뿐만 아닌 더 강력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