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코스피지수는 급등세를 이어가며 이틀 연속 상승하는데 성공했으나 전고점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하면서 상승탄력이 크게 둔화됐다.
키몬다의 파산 소식에 외국인들의 IT주에 대한 매수세가 확대되기는 했으나 개인들은 이틀 동안 1.5조원의 순매도 하며 시장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또 자금 여력이 넉넉하지 못한 투신권도 추격 매수에는 부담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
결국 경기침체라는 글로벌 악재속에 개별 정책 등을 통한 호재들이 힘을 발휘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이틀동안 상승세에 힘입어 지난 연말 대비 코스피지수는 3.7%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지속적인 랠리를 확장시키기 위한 독자적 메리트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29일 뉴욕 증시가 경제지표와 실적 악재에 발목이 잡히면서 나흘 만에 하락세로 돌아서며 급락마감했다. 이 또한 오름세를 보이던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 뻔하다.
이처럼 상승랠리를 위한 준비가 부족한 가운데 성급한 추격매수보다는 박스권 내에서의 저점 매수전략이 투자자들의 최선의 방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 이정민 연구원은 30일 "미국 정부의 지속적인 유동성 공급 노력으로 신용스프레드의 축소와 모기지 금리의 하락 등 신용 경색이 완화되는 징후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가계 및 기업에 대한 대출여건은 힘든 상황이다"며 "현 장세는 돈이 풀리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으로 움직이는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심리적 측면보다도 주택가격의 하락이 멈추어지고 고용시장이 안정되는 등 지표들이 좋아지는 것이 확인되어야만 본격적인 유동성 장세를 기대할 수 있다"며 "실물경기의 부진과 이를 막기 위한 각 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속에서 주식시장은 지루한 박스권 등락을 거듭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지수는 1100~1200P의 박스권에 갇혀 있지만 그 안에서 업종별 순환매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지난 12월 이후 박스권 내에서의 업종별 등락률을 살펴보면 상승 국면에서는 대형
주 그리고 경기 민감주의 강세가 두드러졌지만, 1200P의 벽에 부딪혀 조정을 받을 때에는 중소형주와 통신업, 음
식료 등 경기 방어주의 수익률이 양호했다"고 전했다.
부국증권 전용수 센터장은 "국내 주식시장은 이미 시중에 풀려있는 대규모 부동자금을 기반으로 유동성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그러나 본격적인 유동성 장세가 펼쳐지기 위해서는 풍부한 유동성외에 시장이 바닥에 근접했다는 기대감과 장세를 이끌 주도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고려할 때 최근 증시의 최대 악재였던 어닝시즌이 끝나는 다음달 초에 미국, 중국 등의 경기대책이 나올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시기상 좋은 상황을 만들것으로 생각된다"며 "주도세력으로는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관건이 될것으로 예상되는데 환율과 미 금융시장이 안정된다면 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유동성장세라는 것은 근본적으로 약세장에서의 틈새시장의 성격이 짙고 기대감과 자금력에 근거한 투기적인 성격도 강해 그 시작과 끝을 예상할수 없다"며 "이런 시기의 투자전략은 철저히 실적을 바탕으로 저가매수후 길목지키기 전략이 유효하고 단기적인 매매는 되도록 삼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