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보험료 다 오르는데 국민연금만 제자리

입력 2021-09-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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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부터 건강·요양보험, 7월부터 고용보험 보험료율 인상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달 25일 전북 전주 국민연금공단본부에서 열린 제8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뉴시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달 25일 전북 전주 국민연금공단본부에서 열린 제8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뉴시스)

내년 국민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 고용보험 보험료율이 일괄 인상된다. 단, 보험료율 인상이 시급한 국민연금은 올해도 논의 테이블에 오르지 않았다.

1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날 양성일 1차관 주재로 열린 제5차 장기요양위원회에서 내년 장기요양보험료율을 12.27%(건보료율 대비)로 올해보다 0.75%포인트(P) 인상하는 방안이 의결됐다. 지난달 26일 열린 제19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선 내년도 건보료율 1.89% 인상(6.86%→6.99%)이 결정됐다. 고용노동부도 이달 1일 발표한 ‘고용보험 재정 건전화 방안’에서 내년 7월 1일부터 실업급여 보험료율을 1.6%에서 1.8%P로 0.2%P 인상한다고 밝혔다.

다만 국민연금보험료 인상은 올해도 무산됐다. 국민연금보험료를 인상하기 위해선 법률(국민연금법) 개정이 필요한데, 이를 위한 논의는 보건복지부가 ‘제4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한 지 3년이 다 되도록 시작조치 안 되고 있다. 국민연금기금은 다른 사회보험과 달리 ‘적립식’으로 운영돼 현재까진 재정 건전성에 문제가 없지만, 보험료율 인상 등 개혁이 미뤄지면 미래 가입자가 부담해야 할 보험료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

정부와 정치권이 국민연금 개혁에 소극적인 배경은 보험료율 인상에 대한 국민적 거부감이다.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 고용보험은 보험료율이 인상될수록 가입자가 당장 체감할 수 있는 혜택도 늘어난다. 반면, 국민연금은 보험료율 인상이 재정 안정화 장치에 불과하다. 인구구조 변화로 인해 보험료율이 지금(9.0%)보다 2배 이상 오르지 않으면 혜택 확대는 어렵다.

윤석명 한국연금학회장(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2007년 개혁 때도 10년간 보험료율을 12%까지 올리자는 의견이 나왔지만, 많은 전문가가 경제 상황을 이유로 반대했다. 그런데 지금 시점에서 돌아보면 그때가 좋았다”며 “앞으로는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로 더 어려워질 것이다. 그나마 경제활동인구 규모가 유지될 때 최소한의 보험료율 인상이 있어야 제도 불균형을 해소하고, 미래세대가 떠안을 고통도 현세대가 분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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