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회사 자료 누락 혐의' 카카오 김범수, 고의성 확인시 檢고발 불가피

입력 2021-09-15 17:17 수정 2021-09-15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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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고발지침 의거해 고발 여부 판단...고발 시 네번째 사례 돼

▲김범수 카카오 의장.  (이투데이DB)
▲김범수 카카오 의장. (이투데이DB)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계열사 관련 지정자료를 누락한 혐의를 받는 카카오 동일인(총수) 김범수 이사회 의장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따라 강력한 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김 의장이 고의로 계열사 자료를 미제출한 것이 확인될 경우 공정위의 검찰 고발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카카오가 최근 5년간 제출한 대기업집단 지정자료에서 김범수 의장이 최대 주주로 있는 케이큐브홀딩스와 관련한 자료가 누락 또는 허위로 보고한 정황이 있는지 조사 중이다.

지정자료는 공정위가 매년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총액 5조 원 이상)' 지정을 위해 공정거래법에 따라 각 기업집단의 동일인으로부터 받는 계열회사·친족·임원·주주 현황 자료를 말한다. 공정거래법은 지정자료 허위제출 행위자(2017년 7월 이후 행위)에 대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토록 하고 있다.

케이큐브홀딩스는 2007년 1월 소프트웨어 개발·공급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 김범수 의장이 주식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카카오의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사실상의 지주회사로 평가받는다.

카카오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2016년부터 2021년까지의 계열사 주식소유현황(공정위 자료)을 보면 2017년부터 케이큐브홀딩스란 회사가 등장한다. 이를 비춰 볼 때 김범수 의장이 계열사 자체 누락보다는 이 회사와 관련한 친족 자료 등을 누락 또는 허위 제출했을 개연성이 높은 상황이다.

케이큐브홀딩스는 임직원 7명(올해 4월 기준) 중 대부분이 부인, 아들, 딸 등 김 의장의 가족으로 구성돼 있다. 사실상 가족회사인 셈이다. 올해 초 김 의장이 자신이 가진 카카오 주식을 가족들에게 증여한 데다 두 자녀의 케이큐브홀딩스 재직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김 의장이 사실상 '경영권 승계'를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현재 김 의장의 부인·자녀가 이 회사의 퇴사를 결정한 상황이다.

공정위 조사의 최대 핵심은 김범수 의장이 지정자료 의무 사항을 알고도 고의적으로 케이큐브홀딩스 관련 자료를 누락 또는 허위 제출했냐는 여부다. 이에 따라 검찰 고발 여부도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는 작년 9월 공정위가 제정한 대기업집단의 지정자료 허위제출 고발지침에 따른 것이다. 지침에 따르면 인식 가능성이 '현저'한 경우, 인식 가능성이 '상당'하고 중대성이 '현저'한 경우 검찰 고발 대상이 된다. 인식 가능성이 '상당'하면서 중대성이 '상당'하거나 '경미'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고발 대상이 아니다. 다만 인식 가능성과 중대성이 모두 '상당'한 건 중에서도 자진신고 여부, 기업집단 소속 여부 등에 따라서는 고발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만약 김 의장과 카카오가 규제 감시망을 벗어나기 위해 고의로 허위 자료를 제출한 것이 확인될 경우 검찰 고발은 피할 수 없다는 의미다.

공정위는 올해 6월 고발지침을 적용해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동일인)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박문덕 회장은 지정자료에서 계열회사 및 친족 자료를 누락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 해당 행위가 인식 가능성이 현저하거나 상당하고 그 중대성이 상당하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이에 앞서 올해 1월 정몽진 KCC그룹 회장과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도 공정위의 고발지침을 적용받아 검찰 고발됐다. 김범수 의장이 공정위 고발을 당하게 되면 네 번째 고발지침 적용 고발 조치 사례가 된다.

공정위는 케이큐브홀딩스의 금산분리 규정 위반과 관련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케이큐브홀딩스는 올해 업종을 경영컨설팅업에서 금융투자업으로 변경했다. 금융사인 케이큐브홀딩스가 비금융사인 카카오를 지배하는 구조라는 얘기다.

공정거래법은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자산총액 10조 원 이상) 소속 금융·보험사가 지분을 보유한 비금융·보험사에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규정한다. 케이큐브홀딩스가 카카오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하게 되면 법을 위반하게 되는 것이다.

겉으로는 케이큐브홀딩스가 올해 업종을 변경한 뒤 주주총회가 열리지 않아 의결권 행사한 사실이 없어 문제 될 것이 없다.

그러나 업종 변경 전에 케이큐브홀딩스가 사실상의 금융업을 영위했던 것으로 판단된다면 그 전에 한 의결권 행사는 위법 행위로 볼 수 있다. 또 공정위는 그간 케이큐브홀딩스 매출의 95% 이상이 금융업과 관계됐음에도 비금융업으로 허위 신고한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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