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25억 '아리팍' 장기전세주택, SH공사 장부엔 1억 원?

입력 2021-09-15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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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아파트 전경. (사진 제공=대림산업)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아파트 전경. (사진 제공=대림산업)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소유한 장기전세주택 가치가 33조 원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5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H공사 소유 장기전세주택 3만2964가구의 자산 가치가 33조7000억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가구당 약 10억 원꼴이다.

장기전세주택은 시세보다 20% 이상 저렴한 보증금에 최장 20년간 전세로 거주할 수 있는 공공주택이다. 경실련은 KB국민은행 시세를 활용해 SH공사 소유 장기전세주택 가치를 추산했다.

경실련이 추산한 장기전세주택 가치가 SH공사가 자체적으로 잡고 있는 장기전세주택과 큰 차이가 있다. SH공사가 밝힌 장기전세주택 장부가액은 약 7조5000억 원이다. 취득가(8조8000억 원)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다. 그러나 경실련 추산대로면 장기전세주택 가치는 취득가보다 세 배 넘게 크다.

이런 차이가 생기는 건 경실련이 활용한 시세엔 토지 가치 상승 등이 반영돼 있지만 SH공사는 건물값만 평가해 장기전세주택 가액을 매겼기 때문이다. 건물 가치는 감가상각(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치가 깎이는 것)이 적용되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떨어진다.

경실련과 SH공사가 평가한 장기전세주택 가치가 가장 차이가 많이 나는 단지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였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59㎡형은 현재 25억 원을 호가하지만 SH공사는 같은 면적 장기전세주택 가치를 1억 원으로 평가했다.

경실련은 "장기공공주택 확대는 서울시민에게는 저렴한 공공주택 제공, 서울시에는 집값 안정과 자산 증가 등을 기대할 수 있는 효과적인 공공주택 사업"이라며 "더 이상 서울시는 공공주택사업을 적자사업으로 회피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확대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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